전문가들은 으레 ‘인문지리는 최소한 50년 단위로 쓰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 및 사회 환경이 인간 생활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위의 변화에 따라 인문지리도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1751년판 택리지가 현대에 맞게 재구성됐다. 문화사학자이자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인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완역본(다음생각 이중환 지음․신정일 옮김)’을 통해서다.

영조 27년 실학자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전국을 8도로 나눠 지리를 논하고 그 지방의 인물을 지역성과 연관시켜 서술한 일종의 인문지리서다. 발품을 팔아 현장에서 건져 올린 정보가 풍부했기 때문에 ‘정감록’과 함께 조선 후기 가장 많이 필사된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은 변했고 당시의 현장성은 무의미해졌다. 이에 30년 가까이 세상 곳곳을 떠돌아다닌 신정일이 그간의 경험을 살고 싶은 곳,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와 서울, 강원도, 북한, 제주도, 우리 산하 순으로 9권을 쓴 다음 마지막으로 이중환의 택리지 원문을 다시 옮긴 것.

그는 “택리지는 아쉽게도 300여년이 가깝도록 다시 써지지 않았다. 다시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걷고 또 걸어 완역본을 내기에 이르렀다”며 “육당 최남선의 ‘광문회본’을 대본으로 삼았으며 원본의 체계를 따라가되 원작자가 못다 본 자료와 변화된 사회현상, 새로운 사건과 인물을 집중적으로 조명코자 했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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