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은 김영랑과 박용철, 정지용이 1930년에 창간한 시가 중심의 문예동인지다. 3호밖에 안 나왔지만 카프문학의 목적의식에 반대해 순수문학을 옹호하는 등 문학사적 의의는 적지 않다.

김동환의 ‘국경의 밤’은 1925년에 발표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서사시로 일제강점하 국경마을의 비참한 생활상을 3부 72장에 걸쳐 풀어낸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근대문학의 뿌리가 된 문예지와 시집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전라북도문학관(관장 이운룡) 초대전으로 석정문학관 관장인 허소라가 소장품 중 일부를 선보이는 것.

허 관장은 “나는 전문적인 장서가나 서지학자가 아니다. 다만 문학이 좋아 고교시절부터 틈틈이 책을 모았다”며 “한국의 근대문학 또는 현대문학이라는 개념이 일목요연하진 않으나 근대의 계승자로서의 현대라고 할 때 1920~1940년대 문학을 근대 범주에 넣는 데 무리는 없을 터”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그의 소장품 350여점 중 문학사적 의의나 작가별 한 서적을 기준으로 추려 80여점을 소개한다.

‘향수’ ‘유리창’으로 잘 알려진 정지용의 두 번째 시집 ‘백록담(1941)’을 비롯해 박목월과 박두진, 조지훈 3인의 자연예찬 서정시가 수록된 ‘청록집(1946)’, 소설가로만 인식돼 온 황순원의 시집 ‘골동품(1936)’, 2호만을 발간한 채 일제치하에 의해 폐간됐다가 해방 후인 48년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에 사라진 ‘문장 2호(1939)’ 등.

이운룡 관장은 “올해 마지막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들은 우리 문학사에서 알알이 맺어온 열매임과 동시에 영원히 살아있는 생명들”이라며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원본 고전들은 지역의 문인과 문화예술인, 지식인들에게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13일부터 20일까지 문학관 내 제4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초대는 20일 오후 2시./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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