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이 위치한 역사적 공간에서 식민저항운동의 본거지, 상업의 중심지, 근대문화의 산실로 변모해온 전주동문거리. 최근 예술거리로 특화, 1차년도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해관계자들 간의 소통을 통해 방향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예술의 거리라곤 하나 어떤 장르에 주력할지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10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된 동문예술거리 페스타의 일환으로 제3차 동문포럼 ‘미술인들이 생각하는 동문예술의 거리는?’이 16일 오후 4시 전북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예술거리조성의 의미와 방향성’을 발제한 홍현철 전북미술협회 정책실장은 현재 문제점으로 차별성의 부재와 관의 행정, 집단 이기주의를 꼽았다.

그는 “교육과 문화, 먹을거리, 밤 문화 등 너무 많은 요소들이 공존하다보니 개성을 찾기 어렵다. 관의 경우, 정치적 문화전략의 일환으로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다”며 “특히 집단이기주의가 문제다. 기획자나 문화예술인들이 도와주는 입장임을 깨닫지 못하면 신흥문화권력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안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그러니까 주민과 상인, 공무원, 예술인, 기획자 등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조성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일 순위다. 동문이 갖고 있는 교육적, 문화적, 상업적 성격 중 어떤 것을 부각할지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풍부한 인적 자원들이 유입돼 자발적으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구혜경 (사)마당 기획팀장은 “작은 것에 집중하다보면 넓은 시각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큰 그림을 그리는 게 좋겠다. 또 예술인들 간에 지속적인 공개와 공유도 필요하다”며 앞선 내용에 동의했다.

기반이 형성된 이후에는 주체에 대해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예술가의 창작을 확대시킬 건지, 시민들의 문화예술향유를 우선시 할 건지, 새로운 창작자를 양성할 건지 주체선택이 선행돼야 그에 맞는 계획과 내용도 만들 수 있다는 것.

이영욱 두레공간 콩 대표는 기본구조가 잡혔다는 전제 아래, 세부적인 의견들을 내놓았다. 그는 “동문에는 현재 20명이 넘는 미술작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전시 및 창작공간이 10여 곳이 넘는다. 바로 이들, 즉 주민들이 거리조성의 당사자”라며 “예술네트워크를 결성해 분야별로 따로 또 같이 방향을 만들어가야 한다. 문화를 상품화해 가치를 높이는 이른바 ‘문화마케팅사업’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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