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노피(canopy․덮개)로 싸인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이클 센델, 안철수, 진중권, 조 국, 박경철, 이외수, 공지영 등이 자리한다. 장애인과 동성애자, 다문화가족도 있다.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희망을 주는 이른바 뮤즈(muse)들을 영상에 담은 것이다.

2012 교동아트 레지던스를 마무리 짓는 ‘오프에어전’ 그 두 번째, 김현진이 13일부터 18일까지 ‘홈비디오’를 열고 있다.

“홈비디오요? 온 세상을 내 집처럼 여기고 촬영했다는 의미입니다. 진짜 홈비디오를 사용키도 했고요. 레지던스 내내 전주 특유의 느릿함과 안정감을 느꼈는데 당시 제게 꼭 필요한 정서였을 뿐 아니라 작업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람이나 시대를 절망적으로 여겼던 작가는 소위 ‘멘토’라고 하는 이들의 강의를 취미삼아 듣기 시작했다. 정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의란 무엇인가’의 글쓴이 마이클센델과 의사이자 컴퓨터 백신프로그래머,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전한 안철수가 대표적 인물.

그는 “마이클 센델이 시대정신을 정립했다면, 안철수는 이를 한국에 맞게 실천하고 있다. 그 외분들도 도전적이거나 진보적인 성향으로 가르침을 준다.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추는 휠체어 댄스를 통해서는 하나 되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렇듯 이웃부터 유명인사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 사람들이 나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레지던스에 참여할 지,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업을 할 지 아직 정하진 못했어요. 분명한 건 대중에게 다가서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할 거라는 겁니다.”

조관용 미술평론가는 "김현진의 영상은 사회, 정치, 경제, 문화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출생으로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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