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류시화는 자유롭다 못해 제멋대로인 인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써 낸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 등에서도 알 수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3년간 유럽을 떠돌았다. 좀도둑이 많은 이탈리아와 생선요리를 즐겨먹는 그리스에서의 생활을 담백하게 그려낸 ‘먼 북 소리’는 소설만큼이나 큰 인기를 끌었다.

김한창 또한 “몽골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몽골의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장편소설 ‘솔롱고(무지개 혹은 한국을 가리키는 말‧도서출판 계간문예)’를 내놓은 게 무리도 아니다.

전주 출생으로 소설가이자 화가인 그는 1999년 성장소설 ‘뒷집막내’와 액자소설 ‘패하지 않는 자의 고백’으로 등단한 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외 창작거점 몽골문학 레지던스 참여작가로 선정, 몽골 울란바타르대학 연구교수로 파견됐으며, 현재는 같은 대학 한국학과 객원교수로 있다.

이번 소설은 그 성과물. 25개의 장을 통해 그간 공부하고 경험했던 몽골의 모든 것을 풀어낸다. 화자인 준호가 머루 눈빛을 지닌 매혹적인 여성 엥흐자르갈에게 반하고, 엥흐자르갈의 조상인 영웅 척트를 서술하는 줄거리를 통해 한 나라의 이모저모를 알아가는 재미가 크다.

특히 적석묘와 암각화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인데, 이는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설원을 오간 덕택. 죽음을 자연으로의 회귀로만 여겨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일까. 무덤인 적석묘에는 무수한 돌들만 나뒹군다. 바위에 새기는 그림인 암각화에는 유목민인 그들의 일생이 오롯하다.

이밖에 밤이면 급격히 떨어지는 기후, 전통가옥인 게르의 생김와 특징, 육식 위주의 식습관 등도 알 수 있다.

그는 “우리들이 흔히 사용하는 ‘몽고반점’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몽골과 한국은 연관성이 있다. 역사와 관련해 실핏줄처럼 이어져 있는 것”이라며 “연구할 곳이 많은 이곳에 대한 사랑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론을 맡은 호병탁 평론가는 “아름다운 신화부터 칭키즈칸 당시의 전쟁사, 혁명의 근대사까지를 다뤘다. 비문학적 체계를 문학적으로 전이시킨 것 또한 특징”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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