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20분쯤 김제시 금구면 금구면사무소 앞 버스정거장. 정거장에는 희끗한 머리를 가진 노인 1명이 의자에 걸터앉고서 버스의 운행 방향을 바라보며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버스의 모습은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다. 김희동(70·금구면·가명) 할아버지는 “파업 이후 버스타려면 1시간 30분 이상은 기다리는 게 기본”이라며 현재 상황에 체념한 듯 말했다.

하지만 그는 파업 이후 투입된 대체버스 운행에 불만을 토로했다. “제대로 운행되지 않고 있는 버스 문제로 시에 항의전화 했는데 잘 지켜지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어. 헌데 중간에 노선을 이탈해 버스를 돌리고 시간을 안지키는 경우가 대다순데도, 시는 탁상행정으로 수치만 말할 뿐이지 현실을 몰라.”

실제적으로도 그랬다. 이곳 노선은 시내버스 2대와 대체버스 3대가 운행되지만 종점인데도 불구하고 출발시간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투명 아크릴판으로 된 정류장 벽면에는 전주 시내버스 파업 이후 임시 적힌 출발 시간표가 붙어 있었다. 다음 버스 출발시각이 오전 11시 15분으로 적혀있으나 시간표에도 없는 버스가 오전 10시 51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 종점의 정류장에서 만난 50대 중년의 여성도 기다려도 오지않는 버스 때문에 울분을 토했다. “1시간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시에다 전화를 했는데, 시 직원은 해당 노선의 버스는 출발했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3시간가량 돼서야 버스가 오는데 이걸 어떻게 이해하냐고요.” 이 여성은 대체버스 운전기사에게 불만을 쏟아내면서 시의 탁상행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성토했다.

전주 시내버스 파업사태가 빚어진지도 이날로 15일째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도심지역보다 시골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커져가고 있다. 도심지역은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시시각각 대기시간을 알려주면서 그나마 버스이용객들의 불편이 덜하지만, 시골지역은 있으나마나한 임시 시간표 때문에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수시간 동안 기다려야하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시골지역도 대체버스의 투입에 대한 효과도 체념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 시는 이날 시내버스 190대와 전세버스 91대를 동원해 운행률을 81%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구면만 봐도 기존 15~20분마다 오던 버스가 최대 1시간까지 배차 간격이 벌어져 있어 시골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버스 운행이 끝나는 무렵에도 운행을 거부하는 버스에 대해 비난이 나오고 있다. 홍모씨는 시청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버스기사들 그냥 짜증’이란 제목으로 “저녁 10시쯤 되어가면 시민들 기다리는데 지나가버리고”라는 내용을 적으며 잘못된 버스 운행에 대해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매일마다 버스파업을 해결해 달라는 항의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버스가 오지 않는 것은 운행률이 떨어져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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