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바이애슬론 종목에 한 우물을 판 교사가 있다. 동계체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내는 종목이 바이애슬론이다. 전북바이애슬론 연맹(회장 홍낙표 무주군수) 전무이사를 겸하고 있는 박창식 안성중(교장 서광술)감독의 바이애슬론 열정이 최강 전북을 만든 주인공이다.
안성중을 비롯한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이미 강원도 평창에 둥지를 틀고 설날도 반납한 채 동계체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 감독이 자녀 문제로 잠시 전주에 머무는 시간을 이용해 5일 인터뷰를 가졌다. 까맣게 그을린 그의 얼굴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눈밭에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금메달 제조기 박 감독은 “아이들에게 목표의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동기유발이 중요하다.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내적 동기도 중요하지만 외적 동기인 칭찬과 당근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성중은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전북의 별’사업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돼 올해도 계속 지원 받게 된다.
‘전북의 별’에 선정된 안성중은 ‘폴라 시스템(심박수 이용한 트레이닝 법)’을 도입,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폴라 시스템은 모든 선수들의 운동량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체계적인 지도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전북의 별’선정학교를 현장 점검했던 최형원 도체육회 부장은 “박 감독이 잘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과학적 훈련으로 선수들의 운동량을 데이터화하고 있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다른 종목에도 이 시스템을 도입,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전북의 별’사업에 선정되자 선수들에게 해외전지훈련이라는 외적동기를 부여했다. 안성중은 지난해 12월 2주 동안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가졌고 그 효과는 올해 열린 문광부 장관배, 회장배에서 성적으로 직결됐다.
올 대회 전관왕을 노리는 고은정(3년)을 넘보는 김지호(2년)의 눈부신 기량향상은 과학을 도입한 훈련 시스템 결과다.
박 감독은 “지호는 지난해 동계체전 때까지 은메달 1개가 전부였는데 ‘폴라 시스템’을 적용한 훈련이후 은정이를 넘볼 수 있는 단계까지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성중고 출신으로 대한민국 바이애슬론 최고 선수였던 김자연 코치에게도 공을 돌렸다. 박 감독과 김 코치의 찰떡궁합은 선수들의 사기와 실력까지 완벽하게 갖추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이 학교 출신의 서광술 교장의 지원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박 감독에도 시련은 있었다. 3번이나 투서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동안의 열정에 상처를 받았다. 박 감독은 “전무이사와 감독으로서 깨끗함이 증명되었지만 바이애슬론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에 백성기 전북바이애슬론 부회장의 격려에 힘을 얻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 감독은 “나는 체육교사로서 팀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백 부회장은 사업하면서 자비를 털어 전북바이애슬론 팀 창단부터 지금까지 지원하고 있어 초심을 버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서울에 데려다 주고 강원도로 가야한다며 일어선 박 감독의 모습에서 감독과 코치, 선수의 모범적인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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