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열렸던 올 설날장사 씨름대회서 안태민(장수한우씨름단)이 금강급 장사에 오르자 스포트라이틀 받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권문호 장수한우씨름단(단장 장재영 장수군수) 감독이다. 권 감독은 선수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2010년 9월 창단한 장수한우씨름단 감독에 부임해 명성을 얻고 있다.
권 감독과 장수한우씨름단의 힘찬 날갯짓은 침체기에 있던 한국 씨름이 부활을 알리는 절묘한 시기에 나와 더욱 극적이었다. 국회서 씨름진흥법이 통과돼 민속씨름의 인기가 점차 오르고 있다. 군산 설날장사 씨름대회는 체육관을 가득 메워 관중들이 서서 볼 정도로 인기를 실감했다.
장수한우씨름단은 군산 설날장사 씨름대회서 안태민이 금강급 장사, 정진환이 태백급 2품, 박정의가 한라급 2품에 올라 정상에 올라섰다. 창단 2년도 채 안된 팀이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권 감독의 절대적인 영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 감독은 지난해 추석장사 씨름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서도 최우수 감독상을 연속 받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제가 운이 좋은 것 같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며 “장수군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받아 우수선수를 스카우트 할 수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군관계자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장수 산서중학교에서 씨름을 시작한 권 감독은 선수시절 KBS배 전국 장사씨름대회 개인전 우승이 기억에 꼽히는 입상실적이다. 그만큼 선수시절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장수한우씨름단 감독을 맡고부터 선수 때 못했던 우승의 한을 지도자가 돼서 꽃을 피우고 있다.
권 감독은 “프로선수들에게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하거나,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맥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합을 앞두고 대진표가 나오면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공격과 수비 전력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선수들이 경기 20여일 앞두고 집중하며 운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설날장사씨름대회를 마치고 휴가를 보내면서 “복귀 할 때 몸무게가 휴가출발 때와 똑같아야 한다는 목표를 주었다”며 “쉬는 동안에도 체중조절 만큼은 실패하지 않아야 훈련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장수한우씨름단은 2010년 각종대회서 메달을 놓치지 않았으나 전국체전에서 노메달로 자존심이 상했다. 권 감독은 절치부심한 끝에 2011년 체전에서 은메달1, 동메달2개를 획득했다. 전북씨름은 2010년 292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으나 2011년 장수한우씨름단의 활약에 힘입어 1239점을 얻어 근소한 점수 차이로 이 종목 종합3위를 차지했다.
권 감독은 “선수와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하루 30판 이상 연습하면서도 때로는 선수들과 소통을 위해 낚시도 가고 족구도 한다”라며 “프로선수들에게 제약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부른다”고 말했다.
전국 23개 팀 중 5위권 정도인 장수한우씨름단은 올해 전국체전 단체전서 4강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장사씨름대회서도 장수와 전북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권 감독의 장수한우씨름단이 전국제패는 이미 시작됐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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