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말리그 4강에 올려놓는 게 목표입니다”
고창북고 축구 백송감독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전남고흥에서 전지훈련 중인 백 감독은 29일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힘든 한해를 겪었지만 올해는 고창북고 팀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게 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8년 5월 부임한 백 감독은 상위권 도약을 눈앞에 두고 번번이 여름이후 문턱에서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고창북고는 관내 중학교인 고창북중 선수들이 이제 3학년이라서 도내와 타지에서 스카우트를 해야 했다. 다행히 올해는 고창북중에서 선수를 받게 돼 한시름 놓게 된다.
고창북고는 지난 2009년 주말리그에서 1위에 올랐으나 선수들의 부상으로 선두권을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이는 우수 선수들이 고창까지 오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게 작용, 우수선수 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도내에서 백 감독의 지도력을 믿고 보내는 학부모들도 있지만 주말리그와 각종대회를 포함해 한 해 30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후보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백 감독은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는 전주대학교 코치였던 강태욱을 보강하고 신입생 12명을 스카우트해 올 시즌 파란의 팀으로 조련하고 있다.
고창북고는 1차 강진 전지훈련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기본전술을 병행했고 2차 함양 전지훈련은 실전경기 위주로 했다. 고흥 3차 전지훈련은 대학 팀과 경기를 통해 수비조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백 감독은 “베스트 멤버 이외는 중학교나 고교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 기본기, 체력부터 다시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토로했다.
백 감독의 전술은 수비를 강화해 역습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수비 조직력이 좋아졌다고 밝힌 백 감독은 “올해는 우리 팀을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치게 될 것이다”고 상대 팀에게 경고를 했다.
백 감독의 지도는 색다르다. 경기시간 45분 동안 공 없이 훈련을 하지 않는다. 45분 동안 끊임없이 공을 가지고 훈련을 하다보면 실제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백 감독의 지론이다.
그는 “2월에 있는 백운기에 출전해 예선만 통과하는 목표를 잡았다. 주말리그 첫 경기에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며 “백운기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대회이다”고 확실한 선을 그었다.
백 감독은 유명한 선수였다. 군산제일고 시절 모 선배와 함께 목포로 도망갔다 잡혀왔으나 공을 잘 찼던 백 감독은 고인이 된 최재모 감독에게 한 대도 맞지 않고 모 선배만 맞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대학에 진학 할 때는 스카우트 파동이 일어날 정도로 자타가 인정한 선수다. 그는 아주대를 거쳐 프로축구 유공에서 뛰기도 했다.
이런 그의 이력은 수도권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고창북고로 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학교나 고교에서 베스트멤버로 나서지 못한 선수들을 모아 반란을 모색하고 있는 백 감독은 선수들에게 “움츠려들지 말고 긴장을 없애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고창북고 선수들의 그라운드 반란은 이미 시작됐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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