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이번체전에서 종합9위를 지키는 데 선수들이 가장 큰 공을 세웠으나 이들 못지않게 음지에서 소리 없이 움직인 협회 전무들이 있다.
협회 전무들은 경기 중에 불이익을 받는 판정이 내려지면 강력히 항의하고, 코치와 선수들을 격려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했다.
체전에서 1000점 이상을 받은 전무나 지난해보다 하락한 전무나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전북체육 발전을 위해 최전방에서 진두지휘했다. 이들 가운데 회장과 감독을 병행하고 있는 전무는 자신의 팀과 실업 팀, 고등부를 직접 챙겨야 했다.
한별고와 포철여고 8강이 있던 날 김대은 축구회장은 “이 경기를 이겨야 1000점을 넘을 수 있다. 전략상으로 뒤지는 경기지만 꼭 이길 것이다”고 경기 전에 소감을 밝혔다. 역전승을 거두자 김 회장은 환한 얼굴로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성남에서 있었던 태권도 경기장은 고봉수 전무가 장희영(완산여고)을 금메달로 만드는 과정을 목격했다. 고 전무는 장 선수가 서든데스로 가자 직접 장 선수에게 다가가서 “서둘지 마라, 네 특기인 얼굴 돌려차기로 끝내라”고 직접 코치역할을 했다. 장 선수는 서든데스 시작과 함께 얼굴 돌려차기로 3점을 획득하며 결승에 올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용인대에서는 과묵하기로 유명한 전영천 감독의 진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고창군청 선수가 4강에 오르자 곧장 대학부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전 전무는 “창단 3년만에 금메달을 따내 좋을 뿐 아니라 여러 체급에서 선전해 내년에도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체전은 사이클로 시작해 사이클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종합 9위를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사이클이 했다. 이 한복판에 김효근 전무가 있다. 김 전무는 김용미 삼양사 감독과 함께 마지막 경기에 나선 삼양사 이채경에게 선두 뒤만 따라가라는 작전지시를 내렸고 적중했다. 이 선수의 금메달은 대구를 역전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등학생 팀이 일반인 팀이 가지고 있는 한국 신기록을 깬 롤러는 노원식 전무의 희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4명의 선수를 초등학교 때부터 키워 아들이나 다름없다. 이들은 마지막 대회서 노 전무에게 금메달과 한국 신기록을 선물해줬다.
김총회 전무는 화성 전곡항에서 열린 요트 경기서 첫날 이후 부진이 이어지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심판위원으로 심판 판정에서 부안군청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배드민턴 종합 2위의 성적을 거둔 김효성 전무는 믿었던 선수들이 계속해서 탈락하자 끝내 쓰러져 병원신세까지 졌다. 김 전무는 병원에서 오후에 있는 팀 걱정을 계속하기도 했다. 김 전무는 “1년 내내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게 됐다”고 말했지만 최선을 다한 것은 사실이다.
우승하면 자신들이 잘해서 메달을 따냈다고 하고 탈락하면 협회 탓을 하는 일부 지도자들은 묵묵히 악역을 하고 있는 회장, 전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북체육은 이들에게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끝>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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