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도로독주에 나선 이채경(삼양사)이 대구, 경북, 전남 선수등과 선두그룹을 유지하다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북선수단은 이날 전주대 축구, 원광대 야구, 정읍여고 핸드볼, 전북체고 수구가 결승에서 모두 패해 9위가 물 건너가기 직전이었다.
이채경의 질주에 따라 전북이 종합순위 9위로 올라서고 사이클 종합 순위도 2위로 확정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전북은 대구에 360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선수의 금메달 질주로 전북을 종합9위와 사이클 종합2위로 이끌었다.
이 선수가 따낸 160점은 대구와 막판 경쟁서 149점 차이로 이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점수는 당일 열린 단체전 우승과 같은 점수다.
삼양사 사이클이 금메달을 따내고 전북이 9위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선호 공장장이 가장 기뻐했다. 김 공장장은 경기가 끝나고 1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기쁘다. 우리 선수 메달이 전북이 9위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전북도에 뭔가를 해준 것 같다”며 “지난 5월 나주대회서 삼양사 사이클 부흥을 약속했는 데 미약하지만 일부 지킨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 공장장은 “아직 우리 팀은 육성 단계이며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며 “어린 선수들을 잘 키운 감독의 공이 크다”고 감독과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특히 김 공장장은 선수단과 함께 ‘울지마 톤즈’ 영화와 베스트셀러 책을 읽게 하는 등 운동 못지않게 인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는 어떤 실업팀 단장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여기에 경기마다 공장 직원들과 함께 직접 응원에 나설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선수단만의 사이클 팀이 아닌 삼양사의 사이클 팀이라는 게 회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의 생각이다.
선수시절 전국체전서 혼자서 1000점 가까이 따냈던 김용미 감독은 이채경을 전격 스카우트해 결실을 맺었다. 김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과 혜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선수는 “금메달을 정말 따내고 싶었다. 1위를 했는데 믿기지 않았다”며 “감독님께 다가가서 1등 했어요라고 말 할 땐 눈물이 나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녀는 천안시청에 몸을 담고 있다 운동을 쉬고 있는 동안 김 감독의 부름을 받고 지난 8월 삼양사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이채경의 몸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훈련을 했다. 인월 지리산 훈련 때 힘들어 울기도 했던 이 선수가 다행히 고비를 잘 넘겨 체전에서 결실을 맺었다”며 칭찬했다.
김 감독은 “지도자와 선수 때를 비교하며 선수 때가 더 좋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체전에서전북에 메달만 90개 넘게 따냈다. 이렇다 보니 1등이 아니면 김용미가 아니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자존심이 강했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2등, 3등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지도자의 고충을 말했다.
김 감독은 “꼴찌를 해도 최선을 다하자. 삼양사 사이클이 옛 명성을 되찾으면 한국 여자 실업팀 가운데 최고가 될 것이다”고 자부했다. 그녀는 “우리 팀은 아직 특출한 선수는 없지만 단체전을 위주로 훈련하다보면 팀이 안정된다”며 “11월 국가대표 평가전을 마치고 지난해체력 훈련에 집중했으나 올해는 진보적인 프로그램으로 동계훈련을 할 계획이다”고 앞으로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 부활의 페달을 밟고 있는 삼양사의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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