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전국체전 마지막 날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9위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전북선수단은 12일 제92회 전국체전에서 금57, 은52, 동83개 종합점수 3만5397점으로 막판까지 피 말리는 경쟁을 했던 대구를 149점 차이로 따돌리고 지난해에 이어 종합9위를 수성했다.
이번 체전에서 전북은 사이클서 시작해서 사이클로 끝났다. 사이클은 대회 첫날인 6일 금메달 3개를 휩쓸더니 폐막일인 12일 오현지(전북체고), 이채경(삼양사)이 금 2개를 보태며 사이클서만 1700여점을 획득해 대구를 앞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도체육회는 12일 아침 전주대 축구, 원광대 야구, 정읍여고 핸드볼, 전북체고 수구 등이 모두 이길 경우 종합9위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전북은 오전 11시까지 대구에게 360점을 뒤지고 있었으나 단체전 결승에 오른 4개 팀 모두 패해 9위 수성이 더욱 힘들어 보였다. 이후 기적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예상 밖으로 도체육회 수영 혼계영 금메달, 복싱 박관수(남원시청), 사이클 등에서 금메달을 보태 대구를 역전했다.
최혜라가 이날 수영 혼계영서 금메달을 하나 보태 사이클 장선재(지적공사)와 함께 4관왕에 올랐고 수영 백일주와 전주생명과학고 롤러 계주가 각각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등 전북의 힘을 보여줬다.
역도의 유동주(순창고), 수영 백일주(수영)이 3관왕, 롤러 임정훈(전주생명과학고), 박민용(전주생명과학고), 사이클 오현지(전북체고)는 각각 2관왕에 올랐다.
전북선수단은 지난 8일과 9일 단체전이 무너지고 대구의 강세가 지속되자 9위 수성이 어려울 듯 보였다. 하지만 10일부터 기적의 불씨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기록경기와 체급경기서 잇단 승전보가 이어졌고 얼마 남지 않은 단체 종목도 결승까지 오르는 등 9위 수성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도체육회와 전북선수단은 대구와 격차가 좁혀지지 않자 긴장하기 시작했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 분주했다. 도체육회는 9위가 어렵다는 비관적인 분석이 나왔음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경기장 마다 격려에 나서기도 했다.
기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폐막일 돼서 현실로 이뤄졌다. 전북선수단이 9위를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종목은 사이클, 수영, 유도, 레슬링, 롤러 등이다.
사이클 장선재(지적공사), 수영 최혜라(도체육회)가 각각 4관왕에 올랐고, 수영 한국신기록을 갈아 치운 백일주(도체육회) 3관왕에 올랐다. 롤러도 박민용과 임정훈 등이 계주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웠고 협회 내분에도 불구하고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한 레슬링, 유도 김영란(고창군청)의 활약에 힘입어 유도 종목 종합2위를 차지했다.
특히 김완주 지사는 9일 현지에서 선수단을 격려 한데 이어 11일 저녁 전북선수단에 전화를 걸어 마지막까지 파이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9일 현지에서 “군산상고 야구 지는 것을 보며 스포츠와 선거는 꼭 이겨야 한다”며 “아파트를 팔아서라고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싶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9위가 확정되자 김 지사는 “전북선수단 여러분의 노고에 치하 드리며 온 도민과 함께 축하를 드린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내년 전국체전은 9위를 놓고 전북과 접전을 펼쳤던 대구에서 개최된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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