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이 스포츠마케팅으로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다.
현재 순창군수는 부재중이다. 이런 상태면 대다수 지자체는 기존 사업을 보류하거나 취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순창군의 스포츠마케팅은 이와 반대다. 담당 직원들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일이 최근 벌어졌다. 이상기 익산시청 감독이 코치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대표 펜싱 팀이 순창을 찾았다. 펜싱 국가대표 팀은 순창이 훈련하기 좋고 군의 지원과 먹을 거리 등으로 소문나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
순창군이 2008년부터 스포츠마케팅을 시작해 여러 팀이 순창의 소문을 듣고 찾아 왔지만 국가대표가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대표를 위해 장비를 설치한 이정복 우석대 감독은 “순창이 스포츠 마케팅을 잘한다고 들었지만 감독과 선수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전국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강원도 양구가 스포츠마케팅을 잘하고 있지만 순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칭찬했다.
순창군은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세탁기가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고 바로 설치해 불편이 없도록 했을 뿐 아니라 협회 만찬 때는 식당 일손이 부족한 걸 알고 공무원들이 서빙을 한 것으로 알려져 협회 회장단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줬다.
전지훈련을 마친 국가대표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내년에 펜싱대회를 꼭 순창에서 개최되도록 해달라”고 부탁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훈련기간 이었지만 순창군의 인심을 확인한 계기다 된 것이다.
순창군 스포츠마케팅은 김종태 스포츠산업계장과 공교환 체육회 사무국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초창기 중앙 협회를 찾아 순창에서 각종 대회가 열리도록 유치에 나서며 꾸준히 인맥 관리를 해왔다.
김 계장과 공 국장의 스포츠 인맥은 전북도 스포츠 인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체육인들의 평가다. 도내 타 시도는 중앙의 스포츠 인맥을 잡으려면 김 계장이나 공 국장에게 도움을 받을 정도다.
올해 순창군은 국제 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와 춘계전국대학 남녀단체 유도대회 등 8개 국내외 전국대회를 유치했다. 또 전북도협회장기 태권도 대회, 전북 대학축구 대표선발전, 전북도협회장기 유도대회 등 굵직한 도대회를 순창에서 열었거나 연다.
이와 함께 전지훈련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펜싱국가대표 선수단과 타 지역 테니스 선수단, 도내 정구 선수단 등이 순창에서 훈련을 했다.
한해 절반 이상을 스포츠가 순창에서 열리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담당공무원이나 체육회 직원들은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지 오래다.
이와 함께 순창은 진흙오리구이, 백반, 섬진강 주변의 매운탕, 쇠고기 요리가 입소문으로 번져 이 지역 대표 먹을거리로 인기다. 최근에는 자장까지 유명해지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은 지역경제로 직결됐다. 이 지역 숙박업소와 식당, 주유소, 슈퍼마켓은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고 순창 대표 브랜드인 고추장도 감독이나 선수들이 선물로 대량 구입하는 등 일석다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종태 계장은 “우리 군이 스포츠로 급부상한 것은 군민의 인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인심 좋고 공기 좋은 순창을 경험한 체육인들이 입소문 내줘 이제 결실을 맺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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