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가정불화로 집을 나가 생사의 소식도 모르던 모자가 군산해경의 도움으로 상봉했다.

군산해양경찰서(서장 정갑수)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집을 나가 생사확인조차 되지 않았던 어머니 이모(75)씨와 아들 권모(49)씨가 지난 1일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끝에 극적으로 만났다”고 2일 밝혔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노모 이씨는 지난달 30일 둘째 아들 권씨와 함께 군산해경을 찾아 그간의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어머니 이씨의 사연은 이랬다. 1981년 5월 경남 마산에 살던 권씨 가정은 아들 넷을 둔 행복한 가정이었다. 그러나 당시 19살이던 셋째 아들이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무작정 집을 떠났고, 현재까지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이씨는 지난 3월 남편이 세상을 뜨자 “마지막으로 집 나간 내 아들 얼굴이나 한번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면서 공허한 혼잣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에 이씨의 아들들은 셋째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으며, 오래 전 아들 친구로부터 “군산에서 배를 탄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는 유일한 단서를 갖고 군산해경을 찾았다.

사연을 들은 해경은 집나간 아들 찾기에 나섰다. 관내 수백여척에 달하는 모든 선박의 선원에 대해 원적지가 마산인 사람을 추려내기 시작했다.

또 인근 해경서에 선박 승선 사실여부를 파악하는 동시에 출입항 시스템을 이용해 식별작업에 나섰다.

셋째 아들이 승선했을 것으로 추정한 선박이 선박명이 변경되는 등 난항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해경은 드디어 지난 1일 셋째 아들이 군산선적의 한 어선의 선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셋째 아들 권씨와 어머니 이씨의 상봉을 이뤄냈다.

이씨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아들을 찾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군산해경의 도움으로 찾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군산=임태영기자․kukuu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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