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는 ‘사람이나 동물이 코·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특성으로는 ‘없는 거 같으나 살아 꿈틀대는, 느리지만 거친 이것’, 숨은 과연 무엇일까.

26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이길명 개인전 ‘숨’에는 은은한 향기가 배어있다. 군데군데 숨겨놓은 솔방울 때문이다. 이 씨는 “세상을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라며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첫 호흡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8개월여의 고민은 ‘숨은 삶’임을 깨닫게 했다. 숨을 쉼으로써 삶을 살아가니, ‘태어나다’ ‘숨 쉬다’ ‘옮기다’ 등 일생을 표현키로 한 것. 외부를 남기고 내부를 파낸 나무는 내쉬고 머금는 인간의 허파이기도 하다.

“지난해 ‘Godness'전에서의 느낌을 구체화했습니다. ‘생’ ‘시원’ ‘들숨’ ‘날숨’ ‘전이’ ‘관계’ 는 나름의 규칙이 있는, 하나의 작품인 셈이죠. 나무는 가만히 있지만 생명력이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깔깔한 게 똑 닮아서 택했어요. 얇고 밝은 물푸레나무와 굵고 갈라짐이 있는 더글라스가 대부분입니다.”

우주의 시작이자 호흡의 근원인 ‘시원’은 하늘에 매달렸고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생’은 땅에 섰다. 모여지며, 솟아나는 ‘들숨’과 내쉬면서, 터뜨리는 ‘날숨’은 양 옆 벽. ‘관계’와 ‘전이’의 경우, 너와 나 혹은 세대와 세대의 소통을 가리키듯 벽에 기대고 마주 닿는다.

“다음 작업이 어떨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로서 완결되는 조각품을 내놓고 싶어요. 예술이라면 새로워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뵙겠습니다.”

이 씨는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쳤다. ‘방황하는 인간’ ‘행복한 돌멩이’ 등으로 알려져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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