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유사에 직영점을 제외한 주유소들은 현재 팔고 있는 휘발유 등의 재고 물량이 많아 가격을 내릴 경우 손해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7일 도내 주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S-Oil,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등 직영 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했다. 실제 GS칼텍스 서전주점은 이날 0시를 기해 1940원에서 1840원으로 기름값을 내렸고, S-Oil 이동교점 역시 1958원에서 1865원으로 인하했다. 제일 먼저 가격 인하를 발표한 SK에너지는 카드로 주유할 경우에만 100원 인하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대체해 가격을 내렸다.
G 주유소 관계자는 “본사에서 관리하는 직영점은 7일 기준으로 모두 100원씩 인하했다”면서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직영점을 제외한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들은 당장 가격을 못 내린다는 입장이다. 주유소들은 통상적으로 1~2주마다 기름 저장고를 채우는 만큼 기존에 채워둔 기름이 소진될 때까지 최소 2주일가량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직영주유소의 경우 100원의 할인 금액을 바로 소비자가에 반영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개인사업자와 계약에 의해 운영되는 자영주유소는 지난달 말 구입한 재고물량이 많아 섣불리 가격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S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지난달 말 기름값이 인상된다고 해 저장고에 가득 기름을 채워 놨다”며 “재고량 다 판매하고 가격을 내린다는 주유소가 대부분인데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는 주유소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도내 소비자들은 기름값 인하를 체감으로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전반적으로 오르는 생활물가에 기름값이 인하된다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대대적인 기름값 할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할인하는 주유소를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는 것.
직장인 이 모(28·전주시 평화동)씨는 “기름값이 내렸다는 데 출근하는 길에 표지판이 바뀐 주유소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100원 인하한다는 이야기에 기쁘긴 했지만 체감하기도 힘들고 언제까지 이 가격이 유지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주유소협회 전북지회 김효근 사무국장은 “일부 자영점이 휘발유 인하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를 당장 제재할 방안은 없다”며 “한시적으로 우선 세 달만 이런 상태를 지속하는데 유류세가 인하되지 않는 한 자영업자도 소비자들도 힘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박세린기자 ice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