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현안점검-한은 전북본부, 광역본부 통합 거리 알아보니.

한국은행 전북본부의 화폐수급 업무 중단과 관련 도내 반발여론이 거세진 이유 중 하나는 광역본부로의 통합시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금융계의 양 축이나 다름없는 전북농협과 전북은행의 한은 전북본부 현수송 이용률이 전체 이용횟 수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향후 이들 금융기관이 부담해야 할 수억원의 현수송비용은 곧 지역 금융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송거리·시간 10배 이상 소요
2일 본지가 9개 통합대상 지역이 광역권 본부로 이동할 경우 거리 및 시간을 확인한 결과 전북본부를 출발점으로 대전본부까지 편도 거리는 총 82km에 1시간 20분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거리·시간은 현재 지역본부내에서 업무를 할 경우 도내 금융기관이 10분 안팎에서 현수송을 했던 것에 비하면 대략 10~15배 이상 걸리는 시간이다.
특히 9개 지역본부 중에서도 강원·강릉을 제외하면 두 번째로 오래 걸리는 시간이다. 지역본부별 거리 및 시간을 파악한 결과 강원과 강릉은 경기본부 이동시 각각 2시간50분, 1시간50분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어 포항→대구본부, 울산→부산본부가 각각 84km·65km에 1시간 20분씩 걸린다. 나머지 4개 지역은 통합되더라도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강원과 강릉이 가장 장거리이기는 하지만 이들 두 지역의 화폐수급총액은 합쳐봐도 2조원에 불과하며, 같은 이동시간대인 포항과 울산의 수급량은 도내보다 훨씬 적고 광역권에 포함돼 있다. 사실상 전북은 화폐수급량이 가장 크면서도 광역본부로의 이동시간마저 오래 걸려 ‘이중삼중’의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전북농협·전은 수송비용 ‘비상’
수송거리와 시간적 비용은 고스란히 도내 금융기관의 몫이 된다. 전북은행은 현재 한은 전북본부까지 2.4km의 거리를 단 5분이면 갈 수 있지만, 통합이 유력한 대전 등으로 이동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그렇다면 전북은행의 연간 한은 전북본부 이용률은 얼마나 될까. 전북은행의 2010년 현수송 건수는 182건으로 무려 6,062억원을 거래하고 있다. 은행측은 대전으로 이동시 수송비용 등의 부담으로 인해 이용횟수는 주 3회에서 주 2회로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수송비용은 연간 수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북은행과 함께 도내 금융계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전북농협의 지난 해 현수송건 수는 192건에 8,313억원 규모다. 농협 역시 통합시 뒤따를 수송비용 등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전북본부를 이용하는 13개 금융기관 중 이들 두 개 금융기관만도 연간 374회, 전체 이용횟수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는 전북농협과 전북은행 등이 현금 수송에 적잖은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안게 된다면 지역경제는 물론 도내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올 피해는 불보듯 뻔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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