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이 문제되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거리행진으로 도로를 막아버리면 운전자들은 어쩌라는 겁니까”

지난 21일 오후 전주시 금암동 종합운동장 주변 도로. 민주노총 운수노조가 버스파업과 관련해 거리행진을 개최하면서 교통체증이 발생하자 주변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볼멘소리를 냈다.

이날 거리행진은 민주노총 산하 운수노조 소속 조합원 200여명이 전주시청에서 집회를 갖은 뒤 기린로를 따라 전주종합경기장까지 이뤄졌다. 집회참가자들은 편도 3~4차선 도로 가운데 2개 차로를 거닐며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정해 놓은 범위 내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기린로에는 거리행진으로 교통정체가 빚어지면서 운전자들의 불평불만을 낳았다. 교통정체는 종합경기장 앞 경기장네거리에 접어들면서 200명이 넘는 집회참가자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면서 교통정체는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장네거리를 중심으로 화산로 방면으로는 롯데백화점까지, 전주역 방향은 덕진소방서까지 차량들이 멈춰서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해 이에 따른 교통정체 현상으로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운전자 유종훈(30·중화산동)씨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번 주는 매일 이렇게 거리행진을 벌이면서 전주시내 교통정체가 극심한 상황이다”며 “노동자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거리행진은 반감만 살뿐이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23일 현재, 전주 시내버스파업이 47일 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전주 주요도로에서 거리행진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전주시내에서 열린 거리행진은 이날 현재까지 18차례가 진행됐다. 최근 한 주간은 매일 전주시청과 종합경기장 등을 오가는 거리행진이 이뤄지면서 전주시내 도로 곳곳에 교통정체 현상이 지속됐다.

거리행진이 열릴 때마다 극심한 교통정체로 운전자들의 불편이 날로 가중되면서, 운수노조의 파업이 운전자들로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거리행진을 차량 통행이 적은 곳에서만 하거나, 아예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비난 여론까지 제시되고 있다.

운전자 강수천(가명·49·효자동)씨는 “노사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사태로 인해 시민의 교통을 방해하는 ‘그들만의 집회’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산발적으로 하는 거리행진보다는 여러 곳에서 집회하는 방법 등으로 집회수단을 바꿔야 된다”고 지적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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