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지으신 하나님도 천지를 바라보는 인간도 말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것이 아주 혹은 심히 좋았노라고.

사진작가 조준(32·익산)의 ‘보라! 그것이 아주 좋았다’는 서울, 내장산, 전북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개인전이자 전시공간을 무료로 대관하는 도청 기획전이다.

이 전시에서는 대둔산, 덕유산, 지리산 등 지역의 산 사진 27점을 선보인다. 구체적인 장소가 아닌 추상적인 느낌을 드러낸 제목부터가 남다르다.

“한 4년 동안 지켜보니 같은 시기에 같은 현상이 일어남을 깨달았습니다. 사계절이 돌고 도는 것,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자연의 아름다움 또한 신의 존재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도요.”

살아온 나날 또한 남다르다.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다가 사진관을 운영하다가 공모에 당선되는 등 학교가 아닌 세상에서 배우는 까닭이다. 그 중 세계적 주류회사인 조니 워커의 킵 워킹(Keep Walking) 펀드와 캐논 리얼리티 서바이벌 콘테스트 1위가 눈에 띤다.

‘킵 워킹’은 꿈을 이루려는 대한민국 성인 5명을 뽑아 5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조 씨는 지난 해 3월에 선발, 작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서바이벌 콘테스트에서는 라운드별 과제를 수행하다보니 순발력을 갖게 됐다고.

디지털과 아날로그 카메라는 계절, 밤낮, 일식 등 온갖 자연을 담아낸다. ‘고사목과 야생화’ ‘노고단에서 본 반야 일주’ ‘눈 덮인 등산로의 밤’은 꾸미지 않았는데도 꾸민 듯한 말하지 않아도 말하는 듯한, 그야말로 조물주의 솜씨다. 고요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은 조 씨와도 닿아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능선을 넘는 밤의 운해’예요. 몇 십 년을 활동하신 분들도 보기 힘들다는 운해(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널리 깔린 구름)의 찰나를 담았거든요. 앞으로도 장비의 무거움과 날씨의 변덕스러움, 생계의 어려움을 일컫는 삼고 속에서도 산의 아름다움을 전할 생각입니다.”

사진전은 오는 17일부터 2월 1일까지 14일간 전라북도청 1층 갤러리에서 펼쳐진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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