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공약사항인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첫 공청회가 15일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전북도의 비전은 없고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성공사례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알맹이 없는 자리가 됐다.
 또한 참석한 토론자 전원이 혁신학교 찬성론자 일색인데다 경기도 사례를 칭찬하기 급급해 의견 수렴의 장을 무색케 했다.
 공청회 장에는 400여명의 교육관계자들이 대회의실을 가득 채울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학교장 및 교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반쪽자리 공청회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혁신학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공청회는 경기도 교육청 혁신학교 추진위원이면서 이미 혁신학교를 운영해 온 성남보평초등학교 서길원 교장의 ‘새로운 학교 운동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발제에 이어 이항근 군산회현중교장, 원성제 남원아영초교사, 나영성 완주삼우초교장, 전북도교육청 혁신학교추진위원장인 박승배 전주대 교수, 장세희 참교육 학부모회 정읍지회장 등이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이항근 교장은 발제자의 발표에 대해 “전북의 혁신학교가 가야할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론적으로 벤치마킹해야한다”면서 경기도의 혁신학교 사례를 극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머지 토론자들 역시 경기도의 혁신학교 추진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반문하고, 새로운 과제를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장세희 지회장은 “발제자의 발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교사가 준비하고 학부모는 따라오라는 인상과 학부모의 역할을 격하하고 배제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추진 과정상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실제로 장 지회장의 지적대로 이날 공청회 참여자 대부분은 학교장 및 교사들이었다.
 공청회 취지인 의견수렴의 장인 자유토론회 시간도 맥빠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질문 내용 일부는 도교육청의 정책결정자가 답변해야할 질문이 있었음에도 학교 관계자들로 채워진 토론자들은 제대로 답변해줄 수 없었다.
 진안군 동향면의 귀농 학부모의 “혁신학교 교사들을 뽑을 때, 지역현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해당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는 구조가 되는가” 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이를 소화할 만한 답변자조차 없었다. 결국 나영성 삼우초 교장에 답변이 할당됐으며, 나 교장은 “처음부터 무리한 요구에서 출발하면 안된다”는 내용없는 대답으로 마무리했다.
 “학부모로서, 학교운영위가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인우초 학교운영위원인 유하영씨의 질의에 대해서도 “학부모가 참여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함량미달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교사는 “혁신학교가 어떻게 추진되는지 정책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왔는데 정작 전북도의 구체적인 비전은 듣지 못해 아쉽다”며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내용이 학교현장에 어떻게 적용되고, 또 그 내용이 변질되지 않도록 어떤 장치들을 만들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한편 김승환 교육감은 이날 공청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혁신학교를 통해 학교를 혁신할 것이며, 이는 곧 모든 학교가 혁신하는데 ‘혁신학교’가 선두주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또 “그동안 첫해년도에 혁신학교 10개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이는 가변적이며 더 많은 학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뒤 “모든 권한은 혁신학교추진위에 권한을 맡겨 전문성을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박은영기자․zzuk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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