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살인적인 경기일정에 체력이 바닥나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고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전북현대는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체력을 바닥내며 위기에 빠졌으나 무너진 경기 밸런스는 좀처럼 찾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우승 때와 달리 전북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짚어 본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포항과 홈경기에 앞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속내를 보였다. 이는 그동안 전북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점들 이었다.
최 감독이 가장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먼저 쉴 시간이 없을 정도의 경기일정이다. 전북은 포항전이 있기 까지 평균 일주일에 3번 경기를 치렀다. 이런 상황서 전북은 FA컵 4강 탈락과 컵대회 준우승에 그쳤다.
전북현대는 수비불안, 잦은 횡 패스, 느린 공수전환, 갈길 잃은 양 사이드의 오버래핑 등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에도 불구하고 수비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펑샤오팅 등을 영입하며 수비를 보강했으나 오히려 불안한 수비는 올해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 포항과의 홈경기서도 수비실수로 골을 헌납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날 경기는 오랜만에 푹 쉬고 나온 경기였음에도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다. 포항을 이겼지만 만족할 수 없는 경기내용이었다.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오죽하면 공격수인 심우연을 수비로 전환했겠는 가.
최 감독은 “수비수들의 실수가 안 나와 야 할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우리 팀 아킬레스다”라고 지적하고 “오는 15일 ACL 8강 1차전 홈경기서 실점을 하면 어렵게 될 것”이라며 수비 실수를 가장 경계했다.
전북현대가 되찾아야 할 것은 지난해처럼 양 사이드를 이용한 오버래핑이다. 신광훈이 친정집인 포항으로 이전했지만 최철순, 진경선의 공격 가담이 지난해와 같지 않다. 비록 상대 팀들이 전북을 분석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공격 가담은 위축되어 있다.
전북현대는 월드컵 우승 팀인 스페인과 같이 패스를 이용한 공격 축구를 한다. 이는 빠른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트렸으나 최근 경기는 횡 패스가 많아졌다. 그만큼 날카로운 공격이 없다는 뜻이다.
또 공수전환의 문제점이다. 김상식이 지난해와 달리 중원으로 올라서서 볼 배급에 힘쓰지만 한계가 있어 보인다. 최 감독은 곧 복귀할 박원재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렇다보니 중원싸움에서 경쟁 팀에게 밀리기도 한다.
최 감독은 최태욱을 보내면서 김형범이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 투입할 수 있는 서정진, 김승용이 부상에서 빨리 복귀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날 김형범이 제몫을 해주었으나 아직은 미덥다.
수비 불안에 대해 최 감독은 “일본서 복귀한 조성환이 제자리를 찾는 듯 하고 중국 A매치로 자리를 비운 펑샤오팅이 복귀하면 실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북현대는 올해 K리그 2연패와 ACL우승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비상한다는 꿈을 내세웠다.
최 감독은 오는 15일 ACL 8강 1차전 홈경기서 실점 없이 이겨야 22일 2차 원정경기서 승부를 낼 수 있다며 수비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무뎌진 공격 창끝을 바로세우고 허물어져 가는 수비를 튼튼히 세워야 하는 ‘강희대제’의 대처 능력에 눈길이 쏠린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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