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도구일 뿐, 주제는 아니다.”

인간을 통해 인간을 꼬집어보는 유쾌한 전시회가 다가온다. 서양화가 김철규의 ‘인체풍경-대면’이 지난 25일부터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5전시실에서 열린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개인전의 소재 또한 ‘인체’. 이쯤 되면 주제 아니냐는 물음에 “주제는 현대사회 인간의 양면성이다. 몸의 다양한 부위를 통해 이를 드러내는 작업이 꽤 흥미롭다”고 답했다.

여러 번의 붓질을 한 뒤 사포로 긁어낸 인체는 사물, 배경 등의 선명한 드로잉과 어우러진다. 이는 호랑이 새 달 등의 민화적 요소를 가미, 동서양의 조화를 이뤄낸 전작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김 화가는 “배경이나 형상을 강렬하게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인간의 몸을 강조하는 효과를 노렸다”며 “직설적인 시각을 밝고 가볍게 푸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다양한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다. 의자 하나를 가지려 할 때도 인간이 느껴야 할 욕망과 허탈감, 여러 개의 다리와 책이 말해 주는 다문화가정의 실체 등 숨겨진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육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나 소재를 활용,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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