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보절면 진기리 신기마을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
600년된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1호)가 그 주인공. 높이 23m, 둘레 8.25m의 아름드리인 이 나무는 동서 25.8m, 남북 28.6m나 뻗어 있다.
해마다 이 당산나무에서는 국태민안을 비는 당산제가 열린다. 음력 정월초사흩날인 지난 16일 오전 10시 부터 12시까지 2시간 동안 열린 당산제에는 몸을 정갈하게 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정성껏 마련한 제수를 바치고 무사안녕을 빌었다.
이 마을엔 상을 당한 사람은 상복을 벗을 때까지 당산제 출입을 못하는 금기가 전해내려 온다.
당산제 일주일 전 제주는 당산 주위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려 부정한 사람의 접근을 막는다. 예전엔 제를 시작하기 전에 마을을 돌며 굿을 했으나 현재는 사라졌다.
이 느티나무는 단양 우씨가 처음 이 마을에 정착할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세조(재위 1455∼1468) 때 힘이 장사인 우공(禹貢)이라는 무관이 뒷산에서 나무를 뽑아다가 마을 앞에 심고 마을을 떠나면서 나무를 잘 보호하라고 했다고 한다.
/남원=김수현기자.ksh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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