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수제 어떻게 해야 하나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장 이 춘 희

최근 새만금 방수제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무성하다. 당초 4월에 발주하여 10월에 착공하기로 했던 방수제 건설공사가 건설 방식과 주체에 대한 논란으로 계획된 일정보다 지연되면서 신속한 내부개발을 갈망하던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1991년 착공된 이래 어업권 보상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논란을 거치면서 두 차례나 중단된 바 있고, 그 결과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2009년 말 비로소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웃 중국이나 두바이가 불과 2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루어내어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한 것과 비교해보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이 지난 3월 새만금 산업단지 기공식을 시발로 내부개발에 착수하면서 새만금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겠구나 하고 믿고 있는 국민들은 방수제 건설을 둘러싸고 또 다시 논란을 벌이는 데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방수제 건설방안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양쪽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현재의 방수제 건설계획을 입안한 농어촌공사는 이미 확정한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 와서 계획을 수정하게 되면 또 다시 사업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산업단지 및 관광레저단지 개발을 맡은 부서에서는 현재의 방수제는 농지조성에는 적합하지만 산업단지나 관광레저단지 조성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 방수제는 만경강과 동진강, 즉 하천 제방의 연장인데 이를 농어촌공사에서 건설하고 그 비용을 산업단지나 관광레저단지 조성비용에 포함시켜 입주기업에게 부담시키게 되면, 땅값이 비싸져서 세계경제자유도시로 개발하고자 하는 새만금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상이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국무총리실에 설치되어 있는 새만금추진기획단에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실무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만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같은 논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보다 나은 방안이 마련된다면 이는 지극히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새만금의 미래 모습에 비추어 어떤 방안이 적합한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기와집을 짓고자 한다면 토담에 기와를 얹은 모습의 담장이 어울릴 것이고, 아파트단지를 건설한다면 단지구획을 하는 나지막한 철 담장에 관목이 어울릴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새만금의 모습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지난 해 10월 농업용지와 비농업용도 토지의 비율을 3:7로 하는 토지이용기본구상을 확정 발표함으로써 더 이상 농지 중심이 아니라 복합용도의 도시로 새만금의 개발방향을 전환하였다. 이제 우리는 이 기본구상을 보다 구체화하여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 3월 전라북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만금을 두바이와 베니스, 암스테르담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바 있다. 또 전라북도는 지난 해 새만금 종합개발구상을 위한 국제공모를 실시하여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7개 팀으로부터 도시개발에 관한 다양하고 획기적인 방안을 제출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많은 전문가들과 국민들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의견들을 참고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마스터플랜을 수립함으로써 새만금의 미래 모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도시는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소중한 그릇이다. 이 그릇에 어떠한 삶을 담아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더구나 새만금이라는 그릇에는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의 삶까지도 담아 내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새만금이라는 도시는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기에 새만금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에는 우리 모두의 지혜를 잘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방수제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으면 한다. 새만금이라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염두에 두고, 그 모습에 어울리는 방수제는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을 토대로 현명한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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