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시장 입지자에 선거비용 요구 파문
민주당 익산을 지역위원회 소속의 핵심 당직자 2명이 익산시장 입지자에게 거액의 금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익산시의원 신분인 이들 두 당직자와 모 언론사 관계자, 사업가인 김모씨 등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지방선거 정국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25일 익산시 부송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약 1시간30분가량 대화를 나눴으며, 이중 한명이 당시 대화내용을 은밀하게 녹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민주당 익산을 지역위원회 소속의 김모․주모 의원이 익산시장 후보로 나서려는 A씨와 만나 경선비용 명목으로 5,000만원을 요구한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녹취록은 주로 김 의원이 A씨와 만나서 했던 이야기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뒤늦게 자리에 동석한 주 의원이 당위성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녹취록을 재구성해 보면 이들은 작년 말께 익산시장 공천을 받으려는 A씨와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이 먼저 “선거를 하려면 당원들에게 밥이라도 사줘야 한다. 200명이 움직이려면 5,00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A씨가 “나는 못합니다. 딴사람 구하세요”라고 했고, 이에 김 의원은 “우리가 지금 정치헌금 요구합니까? 당 조직 몇 명입니까. 각 읍․면․동 2~3백명은 있어야 합니다. 밥값하고 뭐고 하면~”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주 의원이 “어떻게 5천 정도로 돼요? 한 1억 있어야지”라고 말했던 것으로 김 의원이 전하고 있다.
또 선거비용에 대해서도 “몇 억은 있어야 된다. 1억8천 갖고는 안 된다. 1억5천 갖고는 안 된다”는 내용과 함께 “당에 몇 천은 있어야 된다. ○○○이가 시의원 안 나오면 준다든가, 고생한 사람들 밥도 사주고 뭣도 해야니까”라며 돈의 사용처를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또 “특정 후보가 시장이 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된다”며 “만일 그렇게 되면 익산을 떠나겠다”는 말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결국 A씨는 5,000만원을 전달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말게 익산시장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익산시 선거판이 혼탁하더라. (공천헌금설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A씨에게 금품을 요구한 당사자인 김 의원은 지난 22일 최모씨가 기자회견을 열어 주장한 ‘시의원 공천헌금설’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A씨에게는 공천헌금을 요구했던 것이 아니라 경선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Y모 시의원 입지자에게 7,000~8,000만원의 공천 헌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선거를 앞두고 나를 음해하려는 수작에 불과하다”고 일출했다.
그는 “조만간 사법당국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혀 사건의 진실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익산=소문관기자․mk7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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