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단속은커녕 인도로 다니는 오토바이가 더 늘었어요.”

전주지역 후면단속카메라의 단속 유예기간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의 경우 후면단속카메라를 피할 수 없지만,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차도와 인도를 넘나들며 단속을 쉽사리 피해 가기 때문이다.

19일 찾은 전주시 인후동의 한 후면무인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도로.

최대 시속 50km 구간이었지만,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후면 번호판 단속 중’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표지판을 의식해서인지 속도를 급격히 줄이며 운행을 이어 나갔다.

문제는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차였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카메라가 보이자 황급히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인도로 핸들을 틀었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카메라가 멀어지자 다시 도로로 들어와 곡예운전을 하며 다른 운전자들을 위협했다.

같은 날 찾은 완산소방서 사거리에 설치된 후면무인단속 카메라도 운전자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인근에 초등학교가 무려 5곳이 밀집해 있어 더욱 안전운전을 요하는 구간이다.

시속 30km 구간이었지만, 일부 차량 운전자는 카메라의 존재를 비웃듯이 캥거루 운전(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준수하고 카메라를 지나자마자 과속하는 운전)을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또 대부분의 오토바이 운전자는 애초에 인도 위를 올라가 카메라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게끔 구간을 통과하고 있었다.

인근 상인 최만석(55)씨는 “항상 이곳 도로 상황을 보면 유예기간이라 그런지 아직도 캥거루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이 있다”며 “특히 이륜차 같은 경우 카메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도주행을 하고 있어 정작 이륜차 난폭운전을 잡기 위해 설치된 후면카메라의 의미가 퇴색될까 봐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최근 4년(2020~2023년)간 이륜차 교통사고는 무려 1,576건 발생했으며 이 중 91명이 숨지고 1,96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월부터 도내 이륜차 사고가 잦은 곳을 선정해 ‘후면번호판 촬영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4대(전주 2대·익산 1대·군산 1대)를 설치해 현재까지 시범운영을 하고 있으며, 오는 4월 1일부터 정상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

기존 사륜차뿐 아니라 앞 번호판이 없는 이륜차의 법규위반과 안전모 미착용까지 단속할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처럼 정작 현장에서는 운전자들의 편법으로 인해 단속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후면단속카메라의 미흡했던 점을 이번 계도기간을 통해 철저히 분석해 보완해 나갈 것이다”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도주행을 일삼는 이륜차 같은 경우 카메라 레이더망을 확대하는 등 이 같은 편법을 쓰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계도기간인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집계된 전주지역 후면 번호판 계도 건수는 무려 1,000건이며 이륜차 649건, 사륜차 351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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