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전설인 오스카 델라 호야와 일전을 펼쳤던 체육 영웅이 값진 체육 소장품을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에 기증했다.

주인공은 바로 강철 체력으로 적토마라 불리며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복싱 라이트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홍성식 현 고창 영선고등학교 교사다.

홍성식 영웅은 14일 전북체육회를 방문,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착용했던 가운과 동메달, 세계군인선수권대회(1992) 금메달, 대회 당시 착용했던 마우스피스 등 소장품을 전달했다.

이에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체육 소장품을 흔쾌히 기증해준 홍성식 영웅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기증증서를 전달했다.

고창이 고향인 홍성식은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복싱에 입문했고, 태극마크를 달고 바로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했다.           

결승전 문턱인 4강전에서 미국의 오스카 델라 호야를 만나 일전을 펼치며 경기를 지배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10대11로 석패, 동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금메달을 획득한 델라 호야는 프로로 전향한 뒤 슈퍼페더급과 라이트급, 라이트 웰터급, 웰터급, 라이트 미들급, 미들급 등 무려 6체급을 석권하며 골든 보이라는 명칭과 함께 20세기 복싱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복싱 전설이다.

훗날 델라 호야는 자서전을 통해 ‘홍성식과의 경기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서 가장 힘겨웠던 몇 경기 중 하나’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후 홍성식 영웅은 세계군인선수권대회 금메달, 제1회 동아시아대회 금메달을 따냈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에는 링이 아닌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홍성식 영웅은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조성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역사기념관을 비롯해 전북체육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체육 정책이 원활하게 이뤄져 전북체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강선 회장은 “당시 홍성식 영웅은 경기를 지배하고도 패배했는데 이는 개인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미국한테 졌다고 생각한다”며 “전북체육 역사의 증거인 소장품과 유물 등이 유실되지 않도록 역사기념관이 하루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자치도체육회에는 유인탁(레슬링), 신준섭(복싱), 임미경(핸드볼), 정소영(배드민턴) 등 올림픽 영웅을 비롯해 원로 체육인, 프로 선수 등의 기증품 약 2400점을 확보하고 있다.

김장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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