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커피 전문점 1위인 스타벅스에게는 늘 커피 비즈니스 기업이라는 말 대신에 피플 비즈니스(people business)기업이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스타벅스 제국을 세운 하워드 슐츠 전 회장의 경영철학 덕분이다. 그는 인간중심 경영의 대명사다. 스스로가 어려운 청년 시절을 보낸 만큼 사람 가치를 그 무엇보다도 중시했다.

우선 그는 직원들을 최대한 예우했다. 그는 늘 우리 회사의 최우선 순위는 직원들이다. 그 다음 순위는 고객 만족이다.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일선 직원들의 의사를 경영에 반영하고 나아가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직원의 호칭도 피고용인(employee)이 아닌 파트너로 통일했다. 이런 회사 방침이 결국 직원들의 헌신을 이끌어내 회사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그렇다고 고객을 소홀히 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고객들에게 편안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간과 문화를 제공했다. 슐츠는 자신들의 매장을 오아시스라고 불렀다. 고객들은 스타벅스 매장을 집과 직장에 이은 제3의 장소로 여겼다. 과거 어두컴컴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카페 개념을 완전히 바꾼 주역이 바로 스타벅스였던 것이다. 슐츠는 스타벅스는 인간의 마음과 영혼을 풍요롭게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자부했다.

스타벅스는 이렇게 인간 중심 경영을 일관되게 펴온 덕분에 세계 1위 커피 전문점, 미국 500대 기업,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레스토랑 1위 등등 여러 부문에서 왕좌에 올라 있다. 물론 2007년처럼 최악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이 과정에서 역시 슐츠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던 것은 물론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1900개를 돌파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2천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 같은 숫자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것이다. 매장의 60%가 넘는 1145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서울에서만 31%가 넘는 610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이어 부산이 140, 대구 89개 순이다. 이들 매장들은 한 해 1천억원을 훌쩍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인들이 스타벅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통계다.

사실 커피 전문점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특히 커피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시장은 피가 튀기는 전장이나 다름없다. 국내 브랜드로는 메가커피나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등이 점유율을 놓고 전쟁 중이고, 해외 브랜드로 필즈 커피나 블루 보틀 커피, 피츠 커피 등이 속속 국내 시장에 입성했다. 그럼에도 아직 스타벅스가 흔들리는 기색은 없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 2030년까지 세계 매장을 38천개에서 55천개로 늘리고 3년간 3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치열해질 커피 전문점 브랜드 전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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