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수영(22·여)씨는 앞으로 남은 대학 생활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고물가 속에 시작된 새 학기에 교통비와 식사비는 물론 각종 자격증 응시비 등이 모두 인상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모님들도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손을 더 벌리기도 어렵다”면서 “늘어나는 지출로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토로했다.

치솟는 물가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대학생들은 물론 취업준비생의 지갑 사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전북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9(2020년=100)으로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2.9% 각각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전년동월대비 식료품·비주류음료(7.2%), 의류·신발(5.7%), 기타상품·서비스(3.4%), 음식·숙박(3.3%), 가정용품·가사서비스(2.2%), 보건(1.8%), 오락·문화(1.6%), 주택·수도·전기·연료(1.4%), 교통(1.4%), 교육(0.8%) 등이 상승했다.

이처럼 소비자 물가가 오르면서 학교 인근의 원룸 월세 비용까지 더해 방을 얻으려는 학생들도 곤혹을 겪고 있다. 

전세대신 월셋방을 구하기 위한 학생들의 수요가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북지역 전세 사기 피해자가 43건으로 집계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 몫 했다.

비용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학교와 거리가 먼곳으로 자취방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에 새 학기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나서고 있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은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남녀 대학생 1053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꼴인 81.0%가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에 나선 이유는 ‘용돈 마련’이 가장 컸다. 스스로 용돈을 벌기 위해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는 의견 응답률이 78.0%로 1위를 차지했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취준생들 역시 취업난과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컴퓨터활용능력은 지난 1일부터 응시료가 올랐다. 기존 필기(1만9000원)와 실기(2만2500원)를 합쳐 4만1500원이었는데 4만5500원으로 인상됐다. 

여기에 토익은 4만8000원, 토익스피킹은 8만4000원(라이팅 포함 11만4000원)에 달했다. 뿐만아니라 학원비, 독서실비 등 부대비용까지 들어가면서 취준생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윤모(28·남)씨는 “요즘 자격증시험 같은 스펙은 기본에 인턴, 여러 경험까지 요구하는 상황에서 응시료는 갈수록 상승해 걱정이 많다”라며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벌어둔 돈도 없는데 응시료 부담 때문에 시험 한번 볼 때마다 긴장이 더 크다. 몇 끼 식사를 대체해서 시험을 보는데 가격은 떨어질 생각을 안 하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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