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문제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곧 닥칠 초고령화 사회가 걱정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은 작년 현재 약 950만명에 달한다. 현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1천만명을 넘어서고, 이후 2027년에는 1167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한 문제는 하나둘이 아니지만 우선 노인 빈곤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21년 기준 37.6%OECD국가 중 가장 높다. OECD국가 평균 14.9%2배 이상 웃돈다. 그나마 2023년에는 40.4%로 상승했다. 가난하다보니 자살률도 높다. 우리나라 평균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1(2020)인데 이 역시 OECD 1위다. 가난한 노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늘어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선진국을 자처하는 나라로서는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렇게 빈곤 노인이 많은 이유는 여럿이지만 연금 등 공적 연금이 부실하다는 점이 주요인이다. OECD 국가의 연금소득 대체율은 대략 50%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1.6%에 그친다. 퇴직 때 소득의 3분의 1도 안되는 연금으로 여생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노인이 되면 의료비가 폭증한다. 그 부담으로 인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평균 64.4세이니 그 이후에는 대책 없이 병마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거기에 해고나 명퇴로 직장 생활이 빨리 끝나는 것도 노인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한 요인이다.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가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은퇴 후 생계형 창업·재취업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74천명 증가한 207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년 전인 2003년의 1.9배다. 또 전체 자영업자 중에서 60세 이상 비중도 36.4%로 역시 역대 최고다. 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41.2%에 달해 노인들 다수가 생계를 잇기 위해 홀로 자영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나이 60세면 환갑이라해서 주변으로부터 큰 축하를 받으며 편안한 노후를 즐겼다. 1960년 한국인 평균 수명은 놀랍게도 53세였다. 그러니 60세를 넘기면 장수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지금은 80대 중반이니 격세지감이 있다. 수명 연장은 오늘날 크고 작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출생률 제고에만 매달릴뿐 노인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다. 그나마 노인들에게 주는 일자리는 겨우 한 달 70만원대의 단순노동에 그치고 있다.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정년 연장을 포함한 다양한 고령 인력 활용방안이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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