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북 수출은 오히려 감소 폭이 확대되고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 낮은 IT산업 수출 비중을 두고 있음과 동시에 수출을 집중하기 시작한 미국과 중국으로의 거래가 급감하면서 큰 타격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30일 발표한 ‘전북지역 수출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중 전북지역 수출금액은 70억 7000만 달러다. 이는 도내 경제 비중 18.4%를 차지하는 수치지만, 전국 단위로 보면 1.1%에 불과하다.

최근 10년(2014~2023년)간 전북 수출의 증가율은 연평균 -2.1%를 기록했고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해 전국과 8개 도 지역은 지난해보다 월평균 각 5.9%, 4.3%로 10월 이후 모두 회복세를 보인 데 반해 전북은 지난해보다 19.2%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감소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이유로 한은은 반도체, 전자기기 등 IT 품목의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국 수출 회복세를 견인했으나 도내에선 비중이 작아 발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전북 IT 품목 수출 비중은 2.9%로 지난해 전국 평균(29.5%)을 크게 밑돌았다.

또 전북은 주로 중국에 중간재, 미국에 자본재, 일본에 소비재 등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다. 도의 지난해 중 중간재 수출은 40억 1000달러로 전체 수출의 56.7%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2012년 이후 누적 17.4%가 감소하며 연평균 2.9%의 증가율을 보이는 전국 흐름과 대조된다.

도내 수출 하락세는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에 영향도 있다. 전북은 5대 수출국(미국·중국·일본·베트남·러시아)에서도 2011년 이후 미국과 중국에 크게 집중했다. 전북 전체 수출의 56.7%(40억 1000만 원)를 차지한 중간재는 중국, 자본재는 미국 등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해 중 미·중 국가들로의 수출은 각각 전년 대비 5.9%, 24.8% 감소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동제품, 정밀화학원료, 합성수지 등 주요 품목 수출이 중국 경제 부진의 영향으로 급감했고, 미국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기계의 미국 수출도 전년 대비 25.2%나 감소했다.

이에 한은은 ▲자동차 등 기존 주요 수출업종 대신할 수출산업 육성 ▲글로벌 교역 분절화 지속 대응 및 소비재 수출산업 육성 ▲성장잠재력 높은 아세안, 중동 등 신흥 수출시장 개척 필요 등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이 높은 미·중 수출집중도를 나타냄에 따라 세계경제정책 불확실성이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며 “전북은 수출구조의 특징을 감안할 때 새로운 성장 수출 산업 육성을 통해 수출 포트폴리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부여된 특례 제정 권한 등을 활용해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투자 유치에 필요한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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