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작 '비창 Ⅱ'
박지수 작 '비창 Ⅱ'

예술세계에서 미술가는 음악가에게, 음악가는 미술가에게 창조적 영감의 원천으로 상호 작용한다. 

단적인 예로 음악을 사랑한 바실리 칸딘스키는 ‘구성’과 ‘즉흥’ 같은 제목의 그림으로, 돈 맥클린은 빈센트 반 고흐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vincent’를, 그리고 콜드플레이는 프리다 칼로의 ‘viva la vida’ 같은 노래로 창작활동을 펼쳤다.

박지수, 정미현 작가도 미술과 음악의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다. 음악에서 느낀 심상을 그림으로 구현한 전시로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박지수 작가는 네 번째 개인전 ‘Two Hands 인생의 선율’을 군산 이당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연주하는 손’을 주제로 한 신작으로 구성했다. 음악을 통해 받은 영감을 신체로 나타낸 것. 

작품은 장지가 우러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채색을 덧입혀 신체의 거칠고 투박한 살결을 표현했다. 특히 신체 중 손은 나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그는 인생을 음악에 비유한다. “인생은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이며, 우리 모두의 연주에는 누군가의 선율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선율이 합주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사랑의 선순환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새달 3일까지.

정미현 작가는 아홉 번째 개인전 ‘소리의 은유’를 26일까지 완주 누에아트홀에서 연다.

작가는 음악이 주는 영감과 감흥의 메시지를 수묵의 감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색소포니스트 뮤지션 강태환의 음악 세계와 마주하는 시선으로 예술의 창을 바라보고 있다.

강태환의 연주는 듣는 이의 영혼을 일깨워 주는 각성과 명상의 소리를 불러일으킨다. 음악의 소리가 내어주는 이끌림에 휘감아 펼쳐지는 화폭의 춤사위가 펼쳐지고, 이내 화답하듯 수묵의 표현으로 드러나는 즉흥 작업을 통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정 작가는 “음률은 새로운 찰나의 울림으로 작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에 신명을 더해줬다”며 “즉흥 작업을 통한 몰입과 집중의 시간들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또 다른 나를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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