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는데 이를 믿고 수산물을 소비해 줄지 의문이 듭니다.”

23일 전주지역 한 수산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모(55·)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씨는 그나마 주말에는 횟감을 사러 오는 시민들이 제법 있었는데 요즘은 주차장에 차가 거의 없다면서 아직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아도 매출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방류 결정은 그야말로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가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도내 수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책연구기관들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류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태평양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 대략 3~5, 길면 10년 뒤 우리 바다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당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시민모임이 2021년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이후 수산물 안전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2%수산물 소비를 줄일 것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오염수 방류 예고만으로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실제 방류가 이뤄지는 상황에 두려움을 보였다.

전주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최모(62)씨는 과학적으로는 괜찮다고들 하는데 소비자들의 심리는 그게 아니다. 방사능이 무서워 1~2년은 안 사 먹을 것이다면서 이맘때에 비해 매출이 5분의 1로 줄었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상인은 다음 달 추석 대목은 없을 거라 한탄했다. 10년 넘게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다음 달 추석 명절이 있어 수산물 소비 진작에 기대가 컸는데 추석 대목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오염수 방류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수산물 수요가 위축되고 가격도 내려간 상황인데 방류가 시작되면 소비 위축에 따른 타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반 수산업 종사자들도 걱정이 컸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지금도 일본산 수산물은 쓰지 않고 있지만 이미 불안감을 드러내는 손님들도 있다코로나19 이후에 버는 돈으로 대출이자 갚기도 힘든 상황인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수산물을 사러 온 시민들 역시 불안감을 느끼긴 마찬가지였다. 주부 임윤정(42)씨는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이제는 아무래도 원산지에 눈길이 더 많이 간다면서 집에 아이들도 있다보니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을 먹고 싶어도 웬지 꺼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도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도내에서 유통되는 다소비 수산물 50건에 대해 방사능 수거 검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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