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학을 집대성하기 위해 전주사림의 사상과 정신을 체계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전라일보는 25일 전주문화원에서 전문가 포럼을 열어 전주유학의 맥 탐구와 발전적 계승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첫 발제를 맡은 이형성 전남대학교 학술교수는 전주의 역사, 그리고 사상과 문화의 정체성이 어디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사림의 선비정신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왜란과 호란을 거치면서 전주 사림들은 춘추의리라는 명분을 가지고 창의하여 나라를 수호하고자 했다. 이는 생사를 초월한 선비정신으로, 불의에 참지 못하는 저항의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주지역 사림 조사를 통한 문집정리·해제와 복본화 작업, 서원·강학당 등 유교 문화유적 조사, 시대순 정리와 각론 연구 등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김순석 전주전통문화연수원장은 천년 전주의 정체성을 담은 전북특별자치도를 조성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김 원장은 전라감영을 품은 전주한옥마을은 천년 이상 전라도의 중심이었고 다른 곳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조선시대 관청 건물뿐 아니라 ·무형 가치를 지닌 문화적 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는 유동성 전라일보 논설고문이 좌장을 맡아 패널들과 전주 유학의 정체성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유동성 좌장은 한국 유학은 기호학파와 영남학파로 분류되는 가운데 최근 호남사림이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유학은 아직도 변두리에 머물고 있다면서 인적·저작물이 풍부한 전주유학을 전주사림으로 개념화해 발전시키자고 제언했다.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은 전주서 인물을 키우는 건 서당이라 생각한다. 이문정의 문학대, 최병심의 염수재, 고재 서당, 구강재 서당이 이어지기를 바란다전주의 선비들은 평소엔 학업에 매진하지만 나라에 위기가 닥쳤을 땐 식솔을 데리고 나라를 구하는 실천자였다고 역설했다.

김승대 전북도청 학예관은 전라도 정신의 중심지로서의 전주 유학사상은 단순한 지역 출신 인물로 국한이 아니라 전주교육의 상징 희현당을 건립하고 발전시킨 김시걸과 이주진, 전라감사 등 인물에 대한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전문가들만 참석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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