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그 세계에 들어가는 문에 한 걸음을 디뎠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자칫 몇 걸음 못 가서 발병이 날 수도 있고, 끝까지 가보았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아예 시작도 못한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유동성(사진) 전라일보 논설고문이 계간 문예연구'의 제81회 신인문학작품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수상작은 소설 적벽강’.

작품은 가진 것 없는 주인공이 자본의 압력과 회유에 소신으로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자신의 삶으로부터 타인의 삶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 그리고 탄탄한 구성으로 담아냈다.

소설 속 주인공은 확고한 투지를 지닌 전사는 아니다. 자본의 위력과 자본을 등에 업은 언어에 맞설 때마다 갈등하지 않을 수 없고, 그것들에 맞섬으로써 소중한 것들을 잃으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그저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일 뿐이다.

심사위원들은 작가는 주인공의 정직하고 진실한 처신, 그로 인한 상실과 절망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죽음의 유혹을 이겨내고 절망을 극복하려는 의지, 삶이 막막한 상황에서도 이웃과 연대하며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고도 흡인력 있게 형상화했다. 이로 인해 소설은 독자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유동성 작가는 그간 문재도 모자라고 생계 문제도 발목을 잡은 탓에 문학의 언저리에서 서성이기만 했다. 하지만 그 세계를 잊은 적은 없었다. 늘 읽고 쓰면서 곁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연륜을 더해가면서 세상을 향해 할 말이 많아졌고 결국 그 이야기를 소설에 담아보자는 결심을 했다문학 작품은 사람들 간의 소통 수단이자 거기서 얻는 감동으로 모두의 삶을 고양시킨다가슴 뛰는 삶이 되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유동성 작가는 전북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일보와 전북일보 기자와 전라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전라일보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전라일보 논설고문으로 재임 중이다./정해은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