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설로 전주 시내 곳곳에 빙판길이 만들어진 가운데 20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제설함이 빈 채로 방치돼있다.
최근 폭설로 전주 시내 곳곳에 빙판길이 만들어진 가운데 20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제설함이 빈 채로 방치돼있다.

 

전주지역의 제설 장비 비치가 여전히 부실하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제설함은 텅 비거나 쓰레기가 놓여있는 등 전날 ‘적극 대처하겠다’던 전주시의 발표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더욱이 오는 주말께부터 전북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된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20일 찾은 전북대학교 인근 삼거리. 학생들이 평소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었지만, 그늘진 도로 위는 아직 지난 주말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여있었다. 며칠이 지나는 동안 녹기는커녕 꽁꽁 얼어붙어 버린 도로 위에서 보행자들은 뒤뚱뒤뚱 작은 보폭으로 걸음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이곳 근방에서는 모래 등을 이용한 제설 모습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장 근처에 설치된 제설함 안에 모래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삼거리에 설치된 제설함 안에는 누군가 쓰고 남겨 둔 껍데기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인근 한 카페 관계자는 “근처 길이 얼어붙어서 넘어지는 학생들도 많이 봤다”며 “아무것도 없어서 급할 때 쓰지도 못했는데, 이럴 거라면 제설함을 왜 설치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찾은 전주시 완산구 예수병원 근처 인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량 통행이 많은 경사지마다 으레 쌓여 있던 모래주머니들은 껍데기만 남긴 채 인도며 차도 위를 나뒹굴었다. 전주시 효자동 한 공영주차장 인근도 비슷했고, 전주 북일초등학교 앞에서는 모래주머니가 엉망으로 터진 채 방치돼있는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이날 만난 한 시민은 “당장 주말에 눈이 또 온다던데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제설대책을 세운다면서 실제 이런 데서는 변한 게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경사진 주택가 골목길 등, 제설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지역 가운데 모래 등 제설 장비가 비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약 2시간여에 걸쳐 전주시 인후동 북일초등학교 인근 골목 등 경사로 5곳을 둘러봤지만, 모래가 비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며 “현재 제설 모래주머니를 다시 가져다 놓기 위해 추가로 제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목요일부터 눈이 올 것으로 예보가 돼 있기 때문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눈이 오기 전까지 비치를 완료해 시민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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