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와 함께 폭설이 내린 1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일원에서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김용기자·km4966@
추운 날씨와 함께 폭설이 내린 1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일원에서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김용기자·km4966@

 

전북지역에 ‘눈 폭탄’이 쏟아지며 귀갓길 도로가 거대한 빙판으로 바뀌었다.

누적 평균 9cm가 넘는 이번 폭설로 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하늘길·바닷길이 막히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얼어붙은 도로로 인한 각종 사고도 속출한 가운데, 오는 19일까지 전북 일부 지역에 다시 한 번 폭설이 예보되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북지역에 ‘눈 폭탄’...하늘길·바닷길도 차질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 기준 전북지역에는 누적 평균 9.1cm의 눈이 쌓였다.

누적 적설량은 군산이 20.7cm로 가장 많았고 고창 16.2cm, 임실 14.6cm, 김제 14.5cm, 부안 11.1cm, 진안 9.8cm, 정읍 9.0cm, 전주 8.5cm, 장수 8.1cm, 순창 5.3cm, 익산 5.2cm, 완주 2.7cm, 남원 1.6cm, 무주 1.0cm 등이다.

이로 인해 전북지역 4개 도로 노선(총 29.1km)과 함께 탐방로 12개소 133개 노선도 통제됐다.

군산에서 석도·어청도로 향하는 노선 등 4개 항로 5척의 여객선 전 항로도 모두 결항됐으며, 제주에서 군산으로 향하는 항공기 1회 등도 중단됐다.

이에 따라 도에서는 14개 시군 744개 구간에 장비 529대·인력 503명·제설재 1884톤을 투입해 제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어붙은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 ‘진땀’

전주지역의 경우 단시간에 수북하게 쌓인 눈으로 교통 정체가 속출했다.

실제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찾은 전주시 효자동 한 도로. 평소 막히는 일이 없는 곳이었지만, 한 뼘은 족히 쌓인 눈이 제설되지 않으면서 차들은 속도를 내긴 커녕 앞으로 나가지조차 못했다. 앞서 이날 오후 2~3시께부터 거세지기 시작한 눈발은 멈출 줄을 몰랐고, 행여 미끄러질까 차들이 서행 운전을 계속하며 도로는 주차장이 됐다. 비단 골목길 뿐 아니라 대로변까지 얼어붙은 탓에, 도심 이곳저곳에서는 예기치 못한 접촉사고로 발만 동동 구르는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시민들은 ‘제설이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A씨(20대)는 “시내에 갔다 들어왔는데, 평소 20분이면 오고도 남았을 길을 2시간 가량 걸려 들어왔다”라며 “오는 내내 눈은 쏟아지고 길은 얼어가고 사고로 더 막히는데 제설차는 한 대도 못 봤다. 제설작업을 하고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눈이 쏟아지기 시작한 어제 오후 2시 20분께부터 제설기 35대와 전 직원을 투입해 제설에 나섰다”라며 “짧은 시간에 거의 3~4cm 가까운 많은 눈이 내린데다 귀가 차량들이 몰려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제설이 어려운 면이 있었다. 시민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제설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얼어붙은 길에 사고·구조작업도 잇따라

눈길로 인한 각종 교통·낙상사고도 잇따랐다.

1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접수된 눈길·빙판길 관련 사고건수는 총 25건으로 집계됐다.

전북 소방에서도 같은 기간 눈길 관련 자동차·낙상 사고 등으로 총 54건 출동해 54명을 이송했다.

실제 지난 17일 오후 2시 15분께 김제시 금산면 성계리 금산사 IC 인근 도로에서 소형 트럭과 SUV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트럭 운전자 A씨(74)가 경상을 입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8시 25분께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한 주택에서 B씨(59)가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위험성을 인지하고 예방법을 준수하면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며 “차량을 운전 시 도로 위 얼음이 보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서행해주시고, 보행 중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보폭을 짧게 해 걷는 등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끝나지 않은 눈...보행자 운전자 주의

18일 오전 11시 10분을 기해 전북 고창·부안·군산·김제에는 대설 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일부 지역에는 월요일인 19일 오전까지 15cm 이상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여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날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19일 오전 6시~오후 12시까지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특히 전북 서부지방에는 시간당 3~5cm의 강한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고, 서해안과 정읍·순창에는 15cm 이상의 매우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기상지청은 내다봤다.

예상 적설량은 북동내륙지방을 제외하고 5~10cm, 전북 북동내륙지방 1~5cm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눈이 내리는 지역에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겠고,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감속운행, 안전거리 확보 등 수칙을 지켜달라”며 “눈으로 인해 차량이 고립될 가능성이 있으니 사전에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차량 이용 시 월동장비를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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