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있어 어린이가 도로 한가운데로 걸어가고 있다./장경식 기자
19일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있어 어린이가 도로 한가운데로 걸어가고 있다./장경식 기자

 

“통학로에 주차된 차들이 너무 많아서 애들이 안 보여요”

“주차 공간이 없는데 집 앞에 차도 못 대나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가 전면 금지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어린이 보호라는 목적과 주차난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사이에서 단속 주체의 고민도 깊다.

19일 오전 8시 20분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중산초등학교. 

교문에 인접한 골목길 양편으로 차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불법 주차된 차 사이로 아슬아슬 돌아다니는 아이들은 키가 작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불법 주차로 좁아진 도로에 마주 오던 차들이 얽히기까지 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들도 일부 있었다.

중산초등학교 외에도 이날 전주지역 초등학교 7곳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을 돌아본 결과 대부분 비슷한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부모 박모(38)씨는 “골목길에서는 아이들이 어디로 튀어 나갈지 알 수 없는 데다, 아이들은 키가 작아 잘 보이지 않아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고 이야기했다.

문제는 주차난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이 설치되기 이전부터 살고 있었던 이들 사이에서는 주차난을 호소하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스쿨존 인근 거주자 김모(58)씨는 “원래 주차장이 있었는데, 어린이보호구역 때문에 사라졌다. 좋은 취지라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막상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무작정 잡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주민들의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좀 더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주민분들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 안전을 위한 일이니만큼 기본적으로는 협조를 부탁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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