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거주하는 정모(36)씨는 최근 늦은 밤 아이가 열이 나 약 찬장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에 구비해두던 해열제가 전부 뚝 떨어진 것이다. 집근처 약국들은 전부 문을 닫았을 시간. 아이 이마에 물수건을 얹고 몸을 닦아줘도 좀처럼 열이 떨어지지 않아 발만 구르던 정 씨는 맘카페며 주변 사람들에게 ‘문 연 약국’을 수소문한 끝에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정 씨는 “원래 아이 해열제를 세 종류정도 구해두는데 그게 다 없는 걸 보고 머리가 멍해졌다”며 “응급실 갈 정도는 아닌데 약은 없고 마음만 급해서 어쩔 줄 몰랐는데, 그 시간에 여는 약국이 있어 진짜 다행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공공심야약국이 시범운영 100여 일을 넘기면서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야간시간대 의약품이 필요한 주민들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5일 오후 11시께 찾은 전주시 삼천동 사랑약국.

늦은 시간이었지만 약국 앞 도로에는 차량 한두 대가 멈춰 섰다 출발하기를 반복했다. 분홍색 ‘공공심야약국’ 표시와 함께 불 켜진 약국을 확인한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약국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들 대부분은 감기약이며 해열제 등 당장 필요한 상비약을 구하기 위해 약국을 찾은 모양새였다.

실제 야간시간대 약국을 이용하는 손님 3분의 1 정도는 급하게 해열제를 찾는 이들이고, 이외에도 상비약을 타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고 약국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당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최규석 약사는 “처음에는 이런 사실을 잘 몰라서인지 많은 분들이 찾진 않았는데, 이제 3개월을 넘어서면서 많은 분들이 인지하게 되신 것 같다. 많이 정착된 분위기”라며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주로 손님이 많고, 쉬는 날, 특히 주말과 공휴일을 중심으로 손님분들이 많이 찾고 계신다. 아무래도 병원 응급실 외에 찾을 수 있는 곳이 없다 보니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지역에는 현재 총 5곳의 공공심야약국(전주 사랑약국, 전주 염약국, 군산 단골온누리약국, 익산 올리브약국, 순창 제일약국)이 올해 말(12월 31일)까지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공휴일을 포함해 오후 10시에서 1시까지 매일 문을 열며, 사각지대인 야간·심야시간대 경증환자에게 상담과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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