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감상 등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사진왼쪽 김성주 의원실, 오른쪽 이원택 의원실)

“김 비서관, 야식으로 족발이나 먹고 할까?”

지난 28일 오후 9시 50분께 일부 전북 국회의원실을 방문해보니 퇴근하지 못하고 온갖 자료들에 파묻힌 보좌관들의 머리 모습들이 보인다.

한참 후 머리를 든 A보좌관이 옆에 있는 동료들에게 이 같이 물어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처럼 국회 의원실 전등이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기간이 왔다.

대한민국 1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국정감사(국감) 기간이다.

매년 이맘때는 ‘국감 스타’가 되기 위한 경쟁이 불붙는 시기다.

일찌감치 국감 전 스타로 떠오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을 보면 국감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한 의원이 추석 직후인 15일 대통령실이 800억 원대 예산을 투입해 구 청와대 영빈관을 대체할 신축 부속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전국의 이목을 받은 바 있다.

국민적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결국 대통령실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영빈관 신축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철회된 영빈관 예산 878억에 대한 실질 심사 기간은 사흘로, 졸속심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정무수석을 지낸 바 있어 이 같은 ‘특종’을 잡을 수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몇달 간 자료조사가 필수다.

대부분 의원실은 추석 연휴 이후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연휴 이전에는 계속된 인사청문회 일정으로 준비 시간이 많지 않다.

국감 ‘전초전’이 시작되며 자연스레 언론에 배포되는 의원실 발 보도자료 양도 늘게 마련이다.

특히 국감 시즌 전후인 9~10월의 의원회관은 불이 꺼지지 않는 ‘여의도 불야성’으로도 불린다.

국감 기간에는 밤 늦게 퇴근해 잠시 눈을 붙였다 다시 출근하는 게 의원실 일상이다. 의원 수행과 상임위 일정, 현안 관련 보도자료 작성, 국감 질의 등 고정된 업무를 챙기다 보면 국감 준비를 위한 시간은 빠듯하다.

밤을 새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비상용 속옷 준비는 필수다.

다선 의원과 초선 의원을 보좌하는 의원실 식구들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도드라진다.

다선 의원 자신이 수 차례 국감 등의 경험을 갖고 있기에 그 여유가 보좌관들에게도 공유가 되지만 아무래도 초선 의원실은 긴장감이 감돌 수 밖에 없다.

이 기간은 예산 심의도 앞두고 있기에 지역 행정관료들의 방문도 일상이다.

내년도 예산을 심의할 때면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에 어떤 사업들이 어느 정도 규모로 들어오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한다.

다음 총선을 위해 지역구 주민에게 자신 있게 말할 그 ‘무엇’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B 의원실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의원실에서 자료정리 등 일을 했다”며 “아무래도 의원은 의정활동으로 챙기지 못했던 지역구 인사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보좌관들이 기초작업을 어느정도 해놔야 국감준비가 수월하다”고 말했다./고민형 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