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수는 17,000여 세대, 인구 4만명이 넘어가는 지역이 있다. 전주지역 대표적인 신도심 중 하나인 서신동이다. 
30여년 전만해도 농촌지역을 방불케 했던 이 곳의 변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대형마트가 생겨나고, 곧이어 백화점, 식당가, 유흥가, 학원가, 학교, 아파트 등이 속속 들어서며 퍙창을 거듭했다.
이같은 팽창은 다양한 역기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웃 간의 정이 메마르고, 쓰레기, 소음 등 다양한 마을의 문제점이 대두됐다.
주민들이 힘과 뜻을 모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고, 문제점의 해법을 찾기 위해 뛰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 바로 서신동 마을계획추진단이다.
▲주민 주도의 마을계획 수립·실천
서신동 마을계획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올해 7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주민주도의 살기 좋은 우리 동네를 만들기 위해 마을계획 수립사업에 도전하면서다. 지난 4월 실무진을 위촉하고 7월 추진단 발대식을 가졌다.
추진단은 생활환경분과, 교육·문화·복지 분과, 생태자연환경분과, 지역활성화분과 등 4개 분과로 이뤄져 마을계획과 실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정호 단장은 “각 분과별 활동의 독립성과 전체 공동체의 유기적 운영적 측면에서 타 마을계획추진단 활동의 롤모델로 자리 잡을 수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의 문제점을 주민들을 통해 찾고, 이를 해결하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추진단은 1,000여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마을의 문제점을 찾는 마을조사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해법 찾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 결과, 지역을 위한 13개의 다양한 마을의제를 발굴했고, 2021년 드디어 마을의 문제를 주민들이 직접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발굴된 마을의제 주민 힘으로 ‘척척’
추진단은 올해 전주시 마을계획 실행사업을 통해 서신동 정원만들기, 둘레길 및 공원의 새단장 사업을 시작했다. 
초록정원사 양성사업을 통해 역량이 무르익은 생태분과 회원들의 주도에 따라 서신동의 곳곳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둘레길정원, 가로수정원, 공원정원, 학교정원, 아파트정원, 상가정원, 우리집 정원 등 7가지 테마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긴 도시형 둘레길 사업지 조성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5개년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서신동 성원아파트 및 서문초 사이 한평정원 조성, 서신길 공원 정원 조성을 진행했고, 내년에는 서일공원 정원 조성, 서천초 인근 둘레길 정원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2025년까지 서부공원, 선수촌공원 등 13개 공원에 테마공원 조성 및 서문초를 시작으로 서신광진아파트와 롯데백화점, 서신대우아파트를 잇는 둘레길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정호 단장은 “서신동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라면 서신동을 산책하다가 서신길 공원과 한평정원에 들러 추진단의 노력을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며 “서신동의 마을 정원과 둘레길 조성은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남은 걸음을 추진단원과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말햤다.
▲돌봄서비스·주민 커뮤니티 공간 ‘서로가’
추진단이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 가운데 ‘돌봄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따뜻한 명제에 공감한 서신 중흥아파트 주민들의 도움이 시발점이 됐다. 중흥아파트에서는 지역 돌봄서비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현실에 공감하고 관리동 2층의 40평 정도 공간을 추진단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결단을 내리면서다.
추진단과 중흥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지난 3월 무상사용 협약을 체결하고 전북도 주민참여 사업비 2천만원과 마을계획추진단 단원들이 십시일반 모급한 총 2천500여만원의 사업비로 리모델링을 통해 마련됐다.
주민들이 직접 청소하고 페인트칠도 함께 하면서 마련된 ‘서로가’ 커뮤니티공간에서는 서신동 마을계획 추진단 및 서신동 공동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 나눔 공간 및 문화교실 등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돌봄공간은 아파트 및 인근주민들을 위한 돌봄 교실 및 교육청의 돌봄 마을학교 등 위탁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로가’는 교육청의 돌봄형 방과후 마을학교 사업에 선정돼 맞벌이 가구증가 등에 따라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들을 위한 아동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서일초 20명의 학생들이 방과후 및 방학 중에 공예활동, 협동활동, 공동체 학습 등 다양한 교육을 제공받고 있다. 
‘서신동 마을 뚝따기’도 있다. 추진단원과 시민들이 활동의 다양화를 위해 구성한 것으로, 올해 온두레 공동체 디딤 공동체로서 참여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원목을 손질 가공해서 생활소품 등을 제작하는 것으로 목공교실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뚝따기 공동체는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마을계획추진단이 둘레길 조성사업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펜스나 벤치와 같은 목공 물품을 제작하는 등 사업의 일익을 담당했다.
추후에는 자체 공방 등을 조성해 지역 내 취약계층 등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정호 단장은 “마을계획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서로 모여 의견을 나누고 마을의 공통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동적”이라며 “앞으로도 강화된 역량을 통해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역의 문제해결에 주민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공동체가 바로 서신동 마을계획 추진단이라고 알고 있다”며 “추진단의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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