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분야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왔습니다. 알찬 대학을 만들고 지역사회와 따뜻한 동행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임기, 지역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거점국립대학 간 협력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을 놓겠습니다.”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이 17일 오전 대학 내 뉴실크로드센터 동행홀에서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3년간 대학 혁신의 성과를 점검하고, 남은 1년 대학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다.
김 총장이 직접 프리젠터로 나선 김 총장은 전북대의 혁신을 주제로 교육과 인재양성, 연구와 산학협력 등 분야에서 추진해왔던 혁신사례와 성과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지역발전을 위한 전북대 역할론도 빠지지 않았다.
시종일관 열띤 질의와 답변이 오간 간담회 현장을 1문1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편집자

Q1. 임기의 4분의3을 지났다. 감회가 새로울 텐데.

지나온 3년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혁신의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인프라 구축 등 ‘알찬 대학’을 만들기 위해 고민의 나날을 보냈다. 지역사회와의 ‘따뜻한 동행’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정성을 쏟았다.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헤쳐 나올 수 있었다.

Q2. 대학운영, 어떤 점에 역점을 두었나.

국가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큰사람을 키우는 교육시스템 구축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 마련에 역점을 두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이 지역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했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서 지역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은 임기, 초심 잃지 않고 대학발전을 위해 겸허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Q3.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는다면?

대학 30년 숙원이었던 약학대학을 유치한 일이나 거점 국립대 최고 수준의 국가 예산을 확보한 일 등 모두가 다 소중한 결실이었다. 그러나 그 중 한 가지를 꼽으라면 취임 이후 3년 줄곧 한국표준협회가 평가한 재학생들 대학 만족도에서 거점 국립대 1위를 기록한 것을 들고 싶다. 한국표준협회는 KS마크를 인증해주는 기관으로, 그 평가에 대한 공신력이 매우 높다. 그만큼 전북대의 교육 서비스가 타 대학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 만족도가 가장 높은 대학, 이보다 더 좋은 평가가 어디 있겠나.

Q4.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거점 국립대학 간 학사교류를 제안했다. 

세계적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을 통해 시장은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주고,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며, 교환가치는 공유가치로 변화하는 새로운 세기의 도래를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지금은 자동차나 전동킥보드, 책, 여행에서의 숙소에 이르기까지 마음껏 나눈다. 소유의 반대말이 무소유가 아니라 바로 ‘공유’인 시대다. 이런 ‘공유’의 개념은 학령인구 감소로 큰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학사회에 가장 잘 부합한다. 그래서 학사구조가 비슷한 거점 국립대부터 교류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Q5. 전북대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이다. 지역 인재 양성, 소홀할 수 없는 과제다.

지역 인재 유치를 위한 다양한 입시전형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선 2020학년도까지 의·치·수의·간호대에서만 시행했던 지역인재 전형을 일반 학과에까지 적용하고 있다. 모집 인원도 4.5배 이상 늘렸다. 또한 수능 최저등급도 지속적으로 완화해 지역의 인재들이 전북대에 입학해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 전부터 증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우수학생 기숙형대학인 HRC를 운영해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HRC는 올해 7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Q6.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연구 경쟁력, 어떻게 높이고 있나.

핵심은 우수 연구자에 대한 집중 지원이다. 먼저 우수 연구자에 대해서는 임용부터 정년 이후까지 확실하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구생애 주기에 따라 우수 신임 교수는 ‘JBNU Young Fellow’로, 부교수 및 승진 5년 내의 교수는 ‘JBNU Fellow’, 교수승진 5년 이후부터 만 60세까지는  ‘JBNU Star Fellow’, 그리고 연구 원숙기에 접어든 우수 연구자에게는 정년 후에도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석좌연구교수(JBNU Distinguished Research Professor)’로 지정해 연구 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51명의 연구자가 지원 받았다.

Q7. 취임 당시 대학이 월드 클래스 기업, 유니콘 기업 육성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연구 성과가 대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으로 이어져야 그 지역과 나라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애플, 메타(옛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처음엔 대학에서 시작했다. 우리도 그런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창업을 하고, 육성.보육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우리대학이 보유한 수소탱크 원천기술을 활용한 기업이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 

Q8. 대학이 지역발전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 지자체가 힘을 합쳐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산업을 육성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역 혁신 주체들이 모여 지역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내는 대학 내의 융합공간이 플랫폼이다. 현재 전북대는 국비 176억 원, 전라북도와 전주시로부터 100억 원 등 276억 원을 들여 산학융합플라자를 신축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사회 맞춤형 인재 양성과 강소.중견 기업의 도약을 지원하는 혁신공간이 될 것이다.

Q9. 지자체와 대학 협력을 통한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 이른바 RIS사업에 도전할 계획인가.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유치해야만 하는 사업이다. 현재 전라북도와 지역대학, 지역 산업체들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5년간 총 2,145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전북대뿐만 아니라 우리지역 4년제 대학 대부분이 참여하고, 전라북도와 지역 산업체 간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혁신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Q10. 교육시설 개선 등 캠퍼스 혁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는 결코 소홀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립대인 전북대는 국가 예산 확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발로 뛰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학생자치타운, 생활관, 농생대.약대.자연대, 의생명융합관 등에 1,800억 원을 투입,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Q11. 대한민국 10개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장을 맡았다. 

거점 국립대는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 의무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난 지역과 지방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속 가능한 고등교육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공론의 장에서 많은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국립대학법 제정,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의무제 확대, 국립대 학생 무상등록금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등 거점 국립대 육성을 통한 균형발전 전략을 차기 정부에 적극 제안할 계획이다.

Q12. 남은 임기, 어떻게 마무리할 계획인가.

전북 도민들의 기대와 관심 덕분에 전북대가 혁신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추진한 전북대의 혁신은 눈앞의 작은 이익이 아닌 장기적 안목으로 알찬 대학을 만들기 위한 혁신이었다. 이제 이런 노력이 지역발전의 에너지로 발현되도록 하겠다. 토대는 튼튼하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까지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따뜻한 동행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이재봉기자.bong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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