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직후 처음 맞게 된 황금연휴. 전주지역 곳곳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낮술판’이 벌어져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을 무색케했다.

2일 오후 찾은 전주 객리단길. 갓 문을 열었어야 할 시간이지만, 많은 가게들은 이미 ‘만석’ 이었다. 몇몇 가게 앞에는 일찍부터 줄이 늘어선 채였다. 가게 앞에 내놓아진 자리나, 골목길에 자리 잡은 채 식탁이 비기를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뜰에 놓인 좌석 위주로 운영되는 술집도 꽉 차있기는 마찬가지로, 근처를 오가는 시민들은 ‘여기도 다 찬 것 같다’, ‘빈 곳을 좀 찾아봐라’ 등 대화를 나누며 삼삼오오 걸음을 옮겼다. 인근 거리로 향하는 길목은 술자리를 갖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걸음 하는 이들로 북적였다. ‘백신 접종을 받았으니 괜찮다’며 5명 이상 모인 채 오가는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만난 A씨(20대)는 “요즘엔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밤 10시로 짧아지다보니 되도록 일찍 나와서 만나게 된다”며 “주변을 봐도 낮부터 술 마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씨(24)는 “보통 5시부터 문 여는 곳이 많았는데 사실 이 시간에 딱 맞춰 오면 인기 많은 가게들 같은 경우 자리를 못 잡기 일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일부 음식점이나 술집의 경우 낮 술자리를 갖고 싶어 하는 손님들을 잡기 위해 일찍부터 가게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실제 같은 날 찾은 덕진동 전북대학교 인근 한 술집. 오후 3시였음에도 불구하고 10여 개의 테이블 중 4개의 테이블이 차있었다. 오후 5시가 되자 1~2군데 테이블을 제외한 테이블은 만석이 됐다.

해당 술집은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시간을 앞당겼다.

오후 10시까지밖에 운영을 할 수 없어 주말에는 운영시간을 자체적으로 늘린 것.

해당 술집 업주는 "단골 손님들이 낮부터 가게를 찾는 경우가 생기면서 영업시간을 조정하게 됐다"며 "거리두기 상황으로 저녁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 이렇게라도 영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 보니 이런 모임들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정모(34)씨는 “번화가 인근에 사는 입장에서는 이쪽에서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음 주에도 연휴가 끼어있다보니 비슷한 모습이 나타날 것 같은데, 조심해서 상황을 잘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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