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다운 도시 전주’의 중심인 한옥마을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있다.
전주한옥마을은 옛 도심 일대에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자연경관과 전통과 현재가 조화된 공간이며 조선시대 말부터 지역의 유수한 학자들이 살며 학문을 익히고 후학을 양성하던 공간이며 우리 조상들의 전통적인 삶이 간직된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소중한 공간이다.

한때 천만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전국적 명소였던 한옥마을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거주하는 주민들은 집값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집은 팔리지 않고 임대료마저 천정부지 뛰어올라 입주하려는 사람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관광객 급감과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았던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한 업주들이 이 곳을 떠나는 바람에 곳곳마다  ‘임대문의’라는 딱지와 함께 텅 빈 점포가 부쩍 늘었다. 과도한 임대료를 버티지 못한 임대인들이 관광객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을 견디지 못해 한옥마을을 등지는 것이다.

한옥마을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퍼져나간 건물주들의 자발적인‘착한 임대료’ 운동으로 세입자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다시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휴가철·연휴에도 그 많던 관광객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는 게 한옥마을 상인들의 푸념이다. 그나마 주말과 휴일동안 잠깐 반짝했던 방문객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모임 제한과 이동을 꺼리면서 주중 내내 문을 닫는 점포가 적지 않을 만큼 한옥마을이 과거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관광객은 줄고 자구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 지금 한옥마을의 현실이다.

한옥마을의 옛 명성을 되찾고 관광객들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선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고 변화하는 관광트랜드를 앞서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옥마을 거주민들과 상인들이 지금이 위기라고 진단하면 위기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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