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이 7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2019년 조성한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관이 지금까지 운영관리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행정감사에서 ‘전북도립미술관 미디어테라피’ 사업과 관련해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던 (주)모아지오가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에 공동도급자로 참여한 것에 대한 의혹도 도마위에 올랐다.

전북도의회 조동용 의원은 21일 열린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업무보고에서 “70억원 가까운 사업비를 들여 시설을 조성해 놓고도 아직까지 운영관리 주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진흥원의 부실한 사업관리 탓이 크다”며 질타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총사업비 69억3000만원(국비 34억3000만원, 지방비 35억원)을 들여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을 구축했으나 2019년 12월 개관한 이후 아직도 누가 운영·관리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방안은 개관 후 2년간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 구축사업’의 주 계약자인 KT가 운영하는 것이었다.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이 유료시설이고 홀로그램과 VR이라는 콘텐츠를 다루는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해 전문성을 지닌 KT가 초기 시설운영을 연착륙시킨 후 노하우를 군산시가 이어받기로 했던 것이다. KT는 2년간 운영하면서 인력과 운영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관 이후 시설 외벽공사와 코로나19 등으로 2년 가까운 시간을 운영하지 못하게 되자 KT는 지금에 와서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이미 약속한 2년이 다 지났다는 게 이유다.

(주)모아지오가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에 공동도급자로 참여한 것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주)모아지오는 도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지난 2018년 도립미술관에 ‘콘텐츠테라피’라는 지원사업 결과물을 설치하지 않고 방치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는 회사다.

2019년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점이 논란이 된 이후 진흥원은 (주)모아지오에 대해 제재조치를 부과키로 했다.

그러나 2020년 1980만원 규모의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2021년 2억원 규모의 지원과제 선정과 6억4200만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원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으나 진흥원은 이에 상응하는 책임은 제대로 묻지 않아 사실상 ‘특정 업체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조동용 의원은 “2018년 이후 도내 소프트웨어 업체 중에서 (주)모아지오는 두 번째로 혜택을 많이 받은 업체”라면서 “진흥원의 혜택을 받는 만큼 그에 비례하는 책임도 묻는 것이 도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조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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