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에서 기획한 일곱 번째 사진전 ‘모던 타임즈, 우리가 산업을 읽는 방식’전이 6일부터 18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산업’을 키워드로 한 작품들을 초대하여 근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패러다임을 들여다보고 그 ‘모던 타임즈’의 의미를 성찰한다.

즉 ‘산업’을 읽는 시선을 산업 경관, 산업 현장, 산업 생태의 세 가지 방식으로 범주화하여 그것이 지닌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가계도로서의 의의를 찾아보고자 한다.

참여작가는 김혜원, 박찬웅, 신석호, 오태풍, 조춘만, 지성배.

전시는 세갈래로 구성됐다.

먼저 박찬웅과 오태풍의 ‘산업 경관에 대한 기억’

박찬웅의 ‘소멸의 얼굴: 정미소’는 농업 쇠퇴와 기계화 영농으로 효용 가치를 잃고 소멸해 가는 정미소의 경관을 기록한 사진이다. 박찬웅은 마을공동체 문화의 중심지로서 오랫동안 우리의 생활세계를 형성해 온 정미소가 덧없이 허물어져 가는 모습에 주목했다.

오태풍의 ‘다시, 그곳에서-버려진 농협창고에서’는 한때 농업 근대화를 상징하던 농협 곡물창고의 경관을 기록한 사진이다. 농촌 해체 현상으로 그 사용 가치를 잃고 전근대적인 건축물로 남은 농협창고를 산업 문화유산의 하나로 인식했다.

두 번째는 조춘만과 지성배의 ‘산업 현장에 대한 보고’

조춘만의 ‘중공업’은 산업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산업 구조물의 아름다운 외관을 거대한 스케일과 정교한 디테일로 재현한 사진이다. 선박의 조형미나 질감, 기관 구조물의 위용이나 역학적 힘을 강조함으로써 그 역동성과 생명력을 산업 미학으로 제시했다.

지성배의 ‘인간정제소’는 자신의 직업 전선인 여수 LG칼텍스의 정유공장에서 자신을 모델로 촬영한 셀프 누드 포트레이트이다. 엄격하게 규격화된 인간, 부품처럼 기계에 복속된 인간으로 살아가는 공장 노동자의 심리적 풍경을 통해 기계 문명이 낳은 인간 소외의 문제를 제기했다.

세 번째는 김혜원, 신석화의 ‘산업 생태에 대한 성찰’

김혜원의 ‘팔복동 공단 시리즈: 폐차장’은 전주시 팔복동 공단 지대의 살풍경한 폐차장 모습에 초점을 맞춘 사진이다. 기계문명이 야기한 황폐함과 폭주하는 물질문명의 공허함을 드러내었다.

신석호의 ‘오식도’는 군산 오식도 부근 GM대우자동차공장이 미국 GM사의 철수로 폐쇄되자 동시에 문을 닫게 된 주변 상가나 원룸 등을 촬영한 풍경 사진이다. 2차 산업인 제조업의 셧다운과 함께 3차 산업인 서비스업까지 무너진 군산 지역의 어려운 경제 구조를 암시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혜원은 “이번 기획전은 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에 이르는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와 구조와 생태, 더불어 사진가 개인의 형식적 방법론에 드러난 사진 예술의 미학적 가치를 확인하는 기회다”며 “참여 작가들이 보여준 지역 문화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도 있다”고 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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