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주공장, “제발 생산 좀 해달라” 직원들에 호소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대내외 시장환경이 매우 어려운 현 상황 돌파를 위해 “제발 생산 좀 해달라”며 직원들에게 호소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지난18일 사보인 ‘함께 나누는 일터’를 통해 생산이 제대로 안돼 판매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이같이 호소했다.

이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산공장이라면 당연히 생산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인데, 회사가 왜 직원들을 상대로 호소씩이나 하고 나섰는지 상식적으론 납득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측은 “주력 생산제품 중 하나인 버스의 경우 벌써 3년이 넘도록 6개월 이상씩 주문이 밀리고 있는 중인데, 생산량 증대를 위한 노조와의 협상이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사이 경쟁사들이 틈새시장을 파고 들어오면서 자일대우에게 지난해 기준 중형버스 시장의 26%를 이미 빼앗겼고, 국내시장에 들어온 지 2년 밖에 안 된 중국 선롱버스 역시 올 한 해 동안 20%의 중형버스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 아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최대 50%까지 중형버스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어 심각한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게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측의 판단이다.

이에 더해 상용차 중장기 발전을 위해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개발한 신차들의 양산 일정도 노조의 비협조로 계속 지연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대당 평균 수천억 원대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되는 신차 특성상 적기에 생산을 시작해 신차 효과를 최대한 누려야만 본전을 뽑을 수가 있는데, 양산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신차는 자칫 시장에서 구형차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생산이 계속 지연돼 고객들이 경쟁사로 모두 떠나고 나면 고용불안이라는 파도가 우리를 덮칠 수도 있다”며 시장과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적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완주=임연선기자ly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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