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창과 부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증판결로 각종 지역 행사가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23일 전북도 및 각 시·군에 따르면 고창군은 이달 군민과의 대화를 계획했지만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진행이 예정됐던 농어민교육도 AI 확산을 막기 위해 연기한 상태다.

부안군 역시 올해 초 계획됐던 군민과의 대화를 연기하고 추후 일정을 다시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또 군산시의 대표축제인 세계철새축제는 올해 11회를 끝으로 종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큰 이유는 고병원성 AI의 오염원으로 야생철새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고병원성 AI의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현재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사람감염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알려질 만큼 발견 사례가 적다. 그만큼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아 사람감염유무를 속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도는 이를 반영해 올해를 끝으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시간여행축제를 군산시 대표축제로 개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군산시 역시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올해 축제를 반영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일정부분 폐지 및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겨울 철새들을 위해 철새도래지 주변의 농경지에 풀어놓은 먹잇감도 사라지게 됐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철새도래지 주변 농가들과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을 맺고 가을벼를 수확하지 않거나 수확한 후 볏짚을 논에 놔두는 방법으로 그동안 겨울철새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을 해제할 것으로 보여 겨울철새들은 지역의 주요 도래지에서 그동안 공짜로 먹었던 먹이를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됐다.

AI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에서 철새도래지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나선 상황에서 먹이주기 행사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게 자치단체의 입장이다.

올겨울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을 맺은 농경지는 김제 만경강 일원 3000ha를 비롯해 군산 금강호 일원 2000ha, 익산 만경강과 부안 동진강 각각 300ha 등 총 5600ha에 달한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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