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항 국제선 대신 김제공항 대안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전북도의 일관성 없는 공항대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제공항 대안론에는 공감하지만, 결과적으로 10년째 김제공항을 놀리게 된 데는 전북도의 오락가락 공항정책 때문이라는 비난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2016년~2020년)에 대비한 일관성 있는 공항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제공항→새만금신공항→군산공항→김제공항(?)=전북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10년 넘게 맴돌다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온 형국이다. 지난 2003년 감사원이 김제공항 건설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김제공항은 표류했다. 대신 지난 2008년 5월 김완주 도지사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전국시도지사회의에서 김제공항을 포기하는 대신 군산공항 확장 카드를 제의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김 지사로서는 군산공항 확장 카드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참여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역시 김제공항 조기착공과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에 수요문제를 이유로 추진을 원치 않았다.
전북도는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카드로 결국 방향을 전환, 추진 중이나 미군측의 반대로 몇 년째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 내부개발은 한창 진행중인데 공항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헛돌고 있다. 도는 급기야 이미 포기했던 ‘김제공항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는 형국이다. 말로는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문제를 포기한 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상 김제공항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시간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북도의 ‘왔다갔다식’ 공항행정을 비꼬는 듯한 말들이 많다. 실제 2003년 당시 감사원으로부터 수요 문제 지적을 받았던 것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제외한 전국 공항 전부였다. 전남 무안공항도 비슷한 이유로 감사원의 부적격 지정을 받았지만, 무안공항은 지난 2007년 개항했다. 당시 포기 대신 강하게 김제공항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공항건설을 정치논리로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 건데 전북도가 너무 쉽게 포기카드를 내놨다”며 “당시 김제공항을 끝까지 밀어붙였으면 무안공항 등 처럼 개항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와서 김제공항을 또다시 꺼내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행정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자,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이 어려워지게 된 점에 대한 ‘출구전략’에 불과하다는 비난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남권신공항 수요조사때 함께 해달라=전북도는 정부가 동남권신공항 항공수요 조사를 실시키로 한 만큼 김제공항도 함께 해주길 바라고 있다.
새만금신공항 추진의 첫 단추인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계획이 3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권신공항만 추진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11년 3월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백지화됐던 영남지역 항공수요 조사 시행을 위해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지역 5개 지자체와 공동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항공수요조사는 다음 달 초 입찰 공고 후 용역 업체를 선정해 8월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2016년~2020년)을 수립하기 위한 전국공항을 대상으로 한 항공수요조사에서 김제공항 역시 승산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항공수요 문제와 관련 10년이 지난 지금은 새만금기업들이 입주했고, 최근에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이전도 확정됐다. 내달 지방연수원을 시작으로 한 12개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 효과 등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한편 김제공항은 서울지방항공청이 관리 중이다. 김제시 백산면과 공덕면 일대 47만평으로 공항 조성 목적으로 사들인 땅이다. 지난 해 이 공항부지는 국토부 경비행장 개발공모사업에서 최우선 순위로 선정됐지만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김은숙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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