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노매라.’

시와 음악, 그리고 사랑으로 조선을 감동시키고 예인으로 존중받은 기생 ‘이매창’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출간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소설가 윤지강씨는 부안 출신의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류시인 매창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소설 ‘기생 매창’을 출간했다.

이 소설은 매창의 시와 관련 사료, 부안지역에 전해지는 야사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매창의 삶과 사랑을 아름답게 직조했다.

소설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죽음을 예감한 매창이 유희경에게 전하는 연서나 다름없는 미완성 행록을 남겼다는 상상력에서 출발된다. 또 매창과 유희경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조선시대 기생이라는 여자로 살아야 했던 매창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개성의 황진이, 성천의 김부용과 함께 조선의 3대 명기로 손꼽혔던 매창이 조선시대 기생이라는 이름의 여자로 살아야 하는 가운데 촌은(村隱) 유희경이라는 한 남자만을 사랑했던 고결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유희경은 선조, 광해군 시절의 천민 출신으로 상례에 밝았던 인물로 시문에 능해 그의 시 하나하나가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전해지며 위항문학(委巷文學)의 선구자로 평가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의병활동 후에 공로를 인정받아 가의대부(종2품)까지 올랐다.

기생 매창의 저자 윤지강씨는 “사람의 귀천을 신분과 성별로 나누는 조선시대에 가장 비천한 신분의 여성이었으면서도 맑은 품성으로 영육을 다해 사랑하고 향기롭게 살아내고자 했던 매창의 생애를 되짚었다” 며 “성과 신분, 그리고 사랑을 초월해 진정한 자신을 갈구하고 자유로운 의지로 자신의 생을 뛰어넘은 매창의 가슴 아픈 행록을 통해 감동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이와 관련, 윤 씨는 지난 2일 석정문학관에서 ‘기생 매창’ 출판 기념 초청 강연회를 갖기도 했다.

한편 윤 씨는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숭실대 국어국문과를 줄업했으며 1995년 계간된 ‘동서문학’에 단편소설 ‘팔레트와 물감’으로 등단해 소설가의 길을 들어섰다. 저서로는 ‘난설헌, 나는 시인이다’, ‘도산 안창호 이야기’, ‘세계 4대 해전’, ‘송아지 아버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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